북한이 벌벌 떨던 미 공군 B-1B 17대 내년 퇴역 계획
‘창기병’이 내년에 은퇴한다. 미국 공군의 장거리폭격기인 B-1B 랜서(Lancerㆍ창기병) 얘기다.
13일 B-1B의 유지ㆍ보수 업체인 보잉에 따르면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미 공군은 2021년 B-1B 중 가장 낡은 17대를 퇴역시킨다’고 밝혔다.
이 보도자료는 지난 4일 B-1B가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인 AGM-158 재즘(JASSM)을 시험 발사했다는 내용에 관한 것이었다. 제일 마지막 줄에 슬쩍 ‘은퇴 계획’을 흘렸다.
B-1B는 최근 20년 동안 혹사를 당했다. 무장 탑재능력이 미 공군의 폭격기 가운데 제일 뛰어나기 때문이다. 내부 무장창에 실을 수 있는 폭탄ㆍ미사일(34t)이 전략폭격기인 B-52 스트래토포트리스(27t)보다 더 많다. 여기에 주날개 밑의 하드 포인트 6곳에 23t의 무장을 더 할 수 있다.
무리하게 뛰다 보니 여기저기서 고장 신호가 났다. 미 공군은 지난해 8월 미 의회에 전체 66대의 B-1B 가운데 6대만이 완전 임무수행 가능(fully mission-capable) 상태라고 털어놨다.
특히 기체 구조의 이상 문제가 심각했다. 1대를 제대로 고치려면 1000만 달러(약 100억원)라는 계산서가 나왔다. 보유 B-1B에서 낡은 기체는 버리고, 나머지에 새로운 무장을 추가하자는 게 미 공군의 입장이다. 처음에 ‘조기 은퇴’에 반대만 하던 결국 미 의회도 이를 승인했다.
퇴역한 B-1B는 ‘항공기의 묘지(Boneyard)’라고 알려진 미국 애리조나주 데이비스 몬탄 공군기지로 옮겨진다. 이곳의 항공기는 일부는 바로 비행할 수 있도록 유지되고, 일부는 부속품을 쓸 수 있도록 나뉜다.
현역으로 남겨진 기체는 재즘을 비롯한 미 공군의 최신 무기를 쓸 수 있도록 업그레이될 예정이다.
B-1B는 냉전 때 빠른 속도로 저공을 날아 소련의 방공망을 뚫고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2010년 러시아와의 핵군축 협상인 뉴 스타트에 따라 핵공격 능력이 완전히 제거됐다. B-1B를 전략폭격기라 분류하면 안 되는 이유다.
한국에선 ‘죽음의 백조’로 알려졌지만, 이 별명에 대한 출처가 불분명하다. 미 공군의 정식 별칭은 랜서이며, 공군 내부에선 알파벳 B와 1(one)을 이어붙여 본(Boneㆍ뼈)이라고 불린다.
B-1B는 한반도 위기 상황 때마다 출동해 한국인에게 잘 알려졌다. 북한은 B-1B의 한반도 비행에 대해 비난 성명으로 맞불을 놓았다. 그만큼 북한이 B-1B를 두려워한다는 추정이다.
지난 2017년 9월 23~24일 B-1B 편대가 전투기ㆍ지원기와 함께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북쪽 깊숙이 올라갔다 내려왔다. 당시 북한은 이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길원옥 할머니 그리워서..." 코로나 확산 중 '와인모임' 한 윤미향의 사과(전문)
- "돈보다 목숨, 공격헬기 달라" 부하 잃었던 해병대 사령관의 절규
- 축제 한 번에 100L 쓰레기봉투 400개…5개로 줄인 비결은
- 재택근무하면 삶의 질 좋아질까?…노동시간 더 길어질 뿐 반론도
- [단독] 94년 만에 공개...전설의 명창 심매향이 부른 유일한 가요
- "투자했다 전재산 날렸다" 137명 당한 '분양형 호텔' 뭐길래
- 수십배 큰 황소개구리도 한방에 끝장…최강포식자 '물장군'
- 12년전 죽은 아내 묘 파헤쳤다…중국 발칵 뒤집은 '영혼 결혼식'
- 노무현의 '클릭 한번'이 결정타였다···NLL 회의록 판결 막전막후
- "문대통령 부부, 애도 없으니 퇴임후 사저 6평으로" 국민청원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