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페북에 치맥·책관리 꿀팁..네티즌 "생생정보통이냐"
국가정보원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정보·안보 현안과는 무관한 게시물들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간첩 수사, 테러 예방, 산업 스파이와 사이버 공격 대응을 주요 임무로 하는 정보기관의 위상이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정원이 2018년 5월 개설한 공식 페이스북 계정(팔로어 1만8514명)에는 최근 ‘종이도 늙는다: 책관리 꿀팁’이나 ‘만년필의 형태와 펜촉 굵기’ 같이 일상 생활과 관련된 정보를 담은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엔 ‘약이 되거나 독이 되는 음식 궁합’이라며 고구마와 김치, 치킨과 맥주, 소고기와 버터, 감자와 치즈 등을 소개했다.
이를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국가 기밀 정보를 유출했다” “국정원이 생생정보통(인기 생활 정보 프로그램)이 됐다” “해킹당한 것 아니냐” “엄청나게 대단한 정보를 주셔서 감사하다” “간첩 잡을 일이 없으니 이제 영양학 전공자를 뽑으려 하냐”는 풍자와 조롱이 이어졌다.
이 밖에 국정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원 달력 만들기’ 같은 공모전도 진행하고 있다. 심사를 통해 국정원 로고를 새긴 시계와 블루투스 키보드, 차량용 무선 충전 거치대 등을 제공한다. 또 퀴즈를 통해 정답자를 추첨, 모바일 문화상품권 등을 증정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정원의 이같은 행보가 정치인 출신으로 언론과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박지원 원장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국정원은 지난 10월엔 홈페이지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국정원 업무를 소상하게 알리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홍보의 일환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한편 국정원은 13일 국정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한 장 짜리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 및 해외 전문정보기관으로 다시 태어나라는 국민의 명령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국정원으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개정안은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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