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모임 모두 취소.. 출퇴근길 자체가 공포" 시민들 패닉

정우진 입력 2020. 12. 14.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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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3일 사상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서면서 많은 시민들이 '코로나 패닉'에 빠져들고 있다.

일상 속 어디서든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지만 출퇴근길 대중교통과 직장, 식당 등에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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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밀접·밀집 '3밀 버스' 불안.. 식당도 두려워 도시락으로 해결
시민들이 13일 서울 강서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이날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서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고심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3일 사상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서면서 많은 시민들이 ‘코로나 패닉’에 빠져들고 있다. 일상 속 어디서든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지만 출퇴근길 대중교통과 직장, 식당 등에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한의사 김모(35)씨는 이날 오전 부모님의 결혼 기념을 위해 한 달 전에 예약한 레스토랑으로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예약을 취소하고 환불을 진행하겠다’는 문자를 받았다. 김씨는 “3차 대유행 이후 매일 집과 직장만 오가고 있는데 이렇게 주말 외출 단 한 번으로도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매우 두렵다”면서 “부모님 모시고 방문한 이후 문자를 받았으면 ‘멘붕’(멘털붕괴)이 올 뻔했다”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에 이르자 출퇴근길 대중교통 이용 자체가 두렵다는 사람도 늘어났다. 웹디자인 프리랜서와 강사로 일하는 20대 여성 박모씨는 매일 1시간30분가량을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 보낸다. 박씨는 당장 월요일인 14일부터 대중교통을 어떻게 타고 다녀야 할지 주말 내내 고민했다.

박씨는 “이젠 누가 어디서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이상할 게 전혀 없는 상황이라 빽빽한 출퇴근길이 더 공포스럽다”며 “오늘도 10여명을 대상으로 현장 강의를 했는데 아무리 거리를 둔다 해도 좁은 공간에 2시간 동안 같이 있으면 무용지물 아니겠느냐”고 걱정했다. 이어 “주말에 친구를 집으로 불러 커피 한잔 마시려 했는데 친구가 어제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를 방문해 불안하다’며 취소했다”면서 “너무 불안하지만 직장에 안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 고민”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 종로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장모(52)씨도 “발 디딜 틈 없는 ‘3밀(밀폐·밀접·밀집) 버스’에서 하루 3~4시간씩 갇혀 있다 보면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불안하다”며 “주변에서 헛기침만 해도 괜히 돌아보게 된다”고 전했다. 장씨는 “서울시가 오후 9시 이후 대중교통 운행을 감축한 탓에 오후 9시 이전에 사람들이 더 몰려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들은 곳곳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자체도 불안하지만 감염될 경우 자신에게 돌아올 ‘사회적 책망’도 두렵다고 했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최근 회사에서 직원 2명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는데 회사에선 ‘괜히 돌아다니다 코로나19에 걸려오지 말라’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면서 “한 다리만 건너면 확진자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코로나19가 턱밑까지 차오른 느낌인데 대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회사 분위기 때문에 집과 직장만 왕복하고 점심시간에도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등 알아서 대면 접촉 및 동선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꼭 재난영화 한가운데에 살고 있는 심정”이라고 전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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