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아내려고"..길고양이 머리에 화살 쏴 실명시킨 40대, 2심도 '집유'

박슬용 기자 2020. 12. 1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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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머리에 살상용 화살을 쏴 눈을 실명하게 한 4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전주지법 제3-2형사부(부장판사 고상교)는 동물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7)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전북 군산시 오룡동 자신의 집 마당에서 사냥용 화살촉을 길고양이 머리에 쏴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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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원심 양형 충분히 고려, 검사 항소 기각"
동물자유연대가 구조 한 머리에 화살을 맞은 길고양이. © 뉴스1 DB

(군산=뉴스1) 박슬용 기자 = 길고양이 머리에 살상용 화살을 쏴 눈을 실명하게 한 4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전주지법 제3-2형사부(부장판사 고상교)는 동물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7)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전북 군산시 오룡동 자신의 집 마당에서 사냥용 화살촉을 길고양이 머리에 쏴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과 경찰에 따르면 동물자유연대는 '군산 길고양이 돌보미'로부터 군산 대학로 일대에서 머리에 못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박힌 채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를 받은 동물자유연대는 지난해 7월21일, 고양이를 구조한 뒤 광주에 위치한 광주동물메디컬센터로 이송했다. 당시 고양이는 두부 창상에 왼쪽 눈까지 실명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고양이 머리에 박힌 것은 못이 아니라 화살촉으로 판명됐다.

이 화살촉은 '브로드 헤드'라 불리는 것으로, 동물에게 심각한 상해를 입히기 위해 화살촉에 3개의 날이 달려있는 제품이다. 단시간에 과다출혈을 입히는 위험성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다.

다행히 화살촉이 고양이의 두개골에 부딪히고 살짝 빗겨 나간 덕분에 고양이는 살 수 있었다. 고양이 머리에 박힌 화살촉은 수술을 통해 제거했다. 하지만 감염된 고양이의 왼쪽 눈은 이미 손 쓸 수 없는 상태였다.

외과 수술을 통해 길고양이 두개골에서 분리된 화살촉./뉴스1 DB

동물자유연대는 같은 달 29일 군산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4개월에 걸쳐 인근 대학로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한편, 화살촉 구매 경로를 추적한 끝에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에서 “고양이를 쫓아내기 위해 그랬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법정에서도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죄질이 좋지 않지만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다”면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1심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검찰은 앞선 재판에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은 피고인에게 유리·불리한 여러 정상들을 충분히 고려해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검사가 주장하는 사유들을 모두 고려해 보더라도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hada072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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