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욱과 같은 당인게 부끄러"..국민의힘, '바이든 볼까' 걱정

박지혜 2020. 12. 1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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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민경욱 국민의힘 전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불복 시위에 등장하자 같은 당내에서 “망신”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오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민경욱, 당협위원장 교체가 아니라 즉각 출당이 답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하 의원은 “민 전 의원 구제불능”이라며 “마스크도 쓰지 않고 미국 대선 불복 시위 앞장서 나라 망신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민 전 의원이) 얼마 전 당협위원장 교체 대상으로 선정됐는데 더 기다리지 말고 즉각 출당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언급하며 “민 전 의원의 행태는 국민의힘이 중시하는 한미동맹 위태롭게 한다. 지금은 새로 들어서는 바이든 행정부와의 협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그런데 국민의힘 인사가 미 연방대법원까지 인정한 대선 결과 불복 시위에 나선다면 바이든 측이 우리당을 어떻게 보겠는가? 당의 위신에 심각한 위해 끼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더구나 민 전 의원은 마스크조차 쓰지 않고 시위에 참여했다.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에 20만 명이 넘게 나오는 상황에서도 최소한의 방역지침조차 지키지 않았다”며, “특히 민 전 의원이 시위를 벌인 워싱턴DC는 지난 7월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인이 미국에 가서 그 나라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 전 의원과 같은 당이라는 사실이 한 없이 부끄럽다”고 했다.

사진=민경욱 국민의힘 전 의원 페이스북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도 이날 YTN ‘뉴스앤이슈’에 출연해 민 전 의원을 언급하며 “저런 대규모 시위에서 맨 앞줄에 선다는 건 엄청난 노력과 일찍부터 대기하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왜 저기서 저렇게 부지런하게 하고 계신가”라고 비꼬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또 “민 전 의원께서 검찰 조사도 받으셔야 하는 걸로 알고 있다. 패스트트랙 재판도 받으셔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속히 귀국해서 사법 절차에 협조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법원은 민 전 의원이 지난해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의 피고인인데도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구인장 발부를 검토했다.

이에 민 전 의원 측 변호인은 오는 21일 열리는 다음 재판에 반드시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민 전 의원은 미국 측 초청을 받고 지난 9월 회의 참석차 출국했다가 미국 대선의 부정선거 문제가 생기면서 체류가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민 전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싱크탱크로부터 한국과 미국의 부정 선거와 관련한 보고서 작성 협조 요청을 받아 이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트위터에 워싱턴DC에 자신의 지지자 수천 명이 모인 대규모 행진 집회 영상을 올렸다.

약 1분 짜리 영상에는 민 전 의원이 등장한다.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모자를 쓴 민 전 의원은 시위대의 가장 앞자리에 서 있다.

민 전 의원 역시 SNS에 해당 영상을 캡처해 올리며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한 동영상의 첫 장면에 제가 나왔다”며 “오늘 Million MAGA March 행사에 다녀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영상을 트윗했는데 제가 두 군데에 나왔다”고 말했다.

4·15 총선가 부정 선거라고 주장해 온 민 전 의원은 미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며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나와 함께 부정선거의 큰 파도를 헤쳐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강경 발언으로 주목받은 민 전 의원 등 원외 당협위원장 3분의 1 이상 교체를 지도부에 권고했다.

그러나 당무감사위 결정은 어디까지나 권고 사항으로, 최종 결정은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한다. 정양석 사무총장 등이 교체 시기가 적절하지 않고, 명단 공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하면서 당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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