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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끊긴 거리.. 상인들 절망 "2단계 조치 너무 가혹"

원주투데이 박수희 입력 2020. 12. 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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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2단계 시행.. 단계택지 현장 르포

[원주투데이 박수희]

 ▲ 지난 2일 밤8시30분경 단계택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영업시간이 단축돼 썰렁했다.
ⓒ 바른지역언론연대
연말 특수 기대했던 상인들…암흑거리에 좌절
시행 직전 2단계 통보 분통…준비한 식재료 폐기

"확진자 수십명 씩 나올 땐 아무런 조치도 없더니 확진자 줄고 매출 회복하니 갑자기 2단계 조치 이해 안돼…방역 조치 강화될 때마다 살얼음판 걷는 기분"

강원도 원주시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오늘(7일)까지 일주일 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지난 3일 수능을 앞두고 확진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역 조치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업장 감축 운영을 시행한 상인들은 연말 특수를 바라보며 가졌던 희망마저 끊겼다며 절망감을 토로했다.

2단계 격상 조치 이틀째인 지난 2일 단계동 장미공원 일대는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거리가 한산했다. 2단계 시행 기간동안 문을 열지 않거나 폐업으로 임대문의를 내건 상가들이 유독 늘었으며, 그나마 영업을 하는 곳도 손님 1~2팀이 테이블을 겨우 채우고 있었다.

도내 유흥업소 최대 밀집 지역인 단계택지는 코로나19 여파와 더불어 최근 한국관 나이트클럽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상권 침체를 실감하고 있다. 다가오는 연말 송년회 등의 모임을 기대했던 상인들에게 2단계 조치는 너무 가혹하다는 반응이다.

한국관 나이트클럽 인근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A 씨가 이날 받은 손님은 겨우 2팀이었다. 연말을 앞두고 홀 테이블을 가득 채웠던 손님들은 2단계 시행 이후 하루 1~2팀을 받는 것도 어렵게 됐다.

A 씨는 "원주에서 하루 10명 넘게 확진자가 나올 땐 아무런 조치가 없더니 오히려 확진자가 점차 줄어들어 매출을 회복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2단계로 격상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일요일(29일) 오후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아 미리 준비한 식재료를 소진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영업을 하지만 손해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단계동에서 가게 두 곳을 운영하는 A 씨는 1일부터 가게마다 6~7명씩 고용했던 직원들을 1명씩만 남겨두고 모두 휴가를 보냈다. 사실상 무급휴직이다. 직원들 중 일부는 이 기간 동안 공사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등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 

한국관 나이트클럽 폐업도 A씨 가게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도내 최대 유흥주점인 한국관 나이트클럽은 주말이면 원주를 비롯해 인근 제천과 여주 등에서도 손님이 몰리면서 인근 술집들과 상생하는 구조였으나 폐업 이후에는 유동인구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B 씨는 "한국관 나이트클럽이 문을 닫는다는 것은 인근 상인들도 모두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국관 나이트클럽 폐업을 막기 위한 모종의 노력이 있었다면 단계택지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코로나19로 술집 운영이 어려워지자 카페로 업종을 변경한 B 씨는 개업 3주 만에 2단계 격상 조치가 내려지면서 감축 운영을 하고 있다. 단계택지 특성 상 홀 영업이 매출의 80%를 차지하지만 영업장 운영이 금지되면서 1일 매출은 6만 원에 그쳤다. 서둘러 배달 서비스를 신청하려고 대행업체에 문의했지만 신청 업체가 몰리면서 3주나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배달 등록이 바로 되지 않아 2단계 조치가 끝나는 7일까지 배달 영업도 어렵게 됐다. B 씨는 "어제와 오늘 홀에 머무르려는 사람들을 돌려보내고 나니 매출 상황은 처참할 지경"이라며 "지난 3월부터 장사를 통해 수익 한 푼 가져가지 못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심정으로 업종 변경까지 했는데도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것 같아 애가 탄다"고 말했다.

그는 업종별 방역지침을 두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카페의 경우, 가게 내 취식이 불가능해 배달이나 포장만 가능하지만, 패스트푸드점에서는 햄버거와 함께 커피 등 음료를 마실 수 있다. 카페 이용을 제한 당한 손님들의 발걸음이 패스트푸드점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도 패스트푸드점에서 카페 메뉴를 즐기는 손님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한편, B 씨는 지난 5년 간 단계택지에서 장사하며 벌었던 수익을 올해 적자를 메우는 데 쏟아부었다. 하지만 정부에서 지원하는 소상공인 지원금 대상에 들지 못했다. 지급 대상은 지난해 대비 매출이 감소했거나 연 매출 4억 이하 소상공인이 해당됐는데, B 씨는 지난해 매출로 4억 이상을 벌어들이면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그를 비롯한 단계택지 상인들 대부분이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고. B 씨는 "단계택시 상인들은 매출이 높은 만큼 많은 부채를 가지고 있다"며 "올해는 세금을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인데 작년 매출을 기준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지난 2일 밤8시30분 단계택지 음식점. 평소 같으면 손님들로 북적이던 음식점에는 식사 중인 손님이 한 팀 뿐이었다.
ⓒ 바른지역언론연대
터미널 인근에서 24시간 음식점을 영업하는 C 씨는 하루 평균 80~90팀은 너끈하게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매출 상황이 급격이 하락하면서 30팀을 겨우 유지하더니, 2단계 조치 이후에는 영업시간 감축과 함께 매출이 반토막 났다. 방역 강화 조치로 지역 간 이동이 감소하면서 터미널을 찾는 탑승객이 줄어든 것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 팀이 아쉬운 시기지만 오후 8시가 넘어 찾아오는 손님들은 눈물을 머금고 돌려보내고 있다.

이 곳 외에도 음식점을 한 곳 더 운영했던 그는 코로나19 이후 매출 하락보다도 인건비 부담이 더욱 커졌다. 가게마다 8명씩 종업원을 두고 일했으나 지금은 가게 하나를 접고 현재 운영하는 24시간 음식점은 C 씨와 아내, 아들 셋이서 가족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인건비를 최대로 줄였음에도 재료비와 임대료를 내고 나면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기는 수준이라 실제 가족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거의 없다. 

C 씨는 "가족끼리 영업하는 가게는 그나마 인건비를 아낄 수 있지만, 최소 인력으로 직원을 채용해야하는 곳들은 직원 월급이 밀려 고충이 배로 늘었다"며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방역 강화 조치가 격상될 때마다 매출에 곧바로 타격 받는 일이 반복되면서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원주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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