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면역' 시도하던 스웨덴, 이웃나라에 의료 도움받아야 할 판
[경향신문]
코로나19 집단면역을 시도했던 스웨덴이 이웃나라들의 의료 도움을 받아야할 처지에 놓였다. 스웨덴 당국이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한 것은 아니지만, 이웃나라인 핀란드와 노르웨이는 스웨덴의 의료시스템이 마비 직전이라고 보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미 9월부터 스웨덴 스톡홀롬 지역 병원 중환자실 병상은 꽉 찬 상태였다”면서 이웃나라인 핀란드와 노르웨이 등에서 의료적 지원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웨덴에서는 지난 한 달 동안 코로나19로 1400명이 사망했다. 이웃인 노르웨이에서는 약 100명, 핀란드에서는 80명이 사망한 데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환자는 늘어나는데 의료진들은 병원을 떠나고 있다. 국영방송 SVT에 따르면, 스톡홀름 지역에서 약 3600명의 의료진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작된 이후 일을 그만뒀다. 지난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00명이 더 많다. 스웨덴 의료노조는 코로나19 중증환자가 폭증하면서 더 많은 의료진들이 병원을 떠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료 시설이 거의 마비될 지경이 되자 스웨덴 당국은 군대 및 다른 피해가 덜한 지역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웃 나라들도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키르시 바릴라 핀란드 사회보건부 사무총장은 스웨덴의 스벤스카 다그블라데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공식적인 도움 요청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스웨덴의 병원 상황이 어떤지 매일 평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스웨덴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사회보건부의 마리아 자르만 비에르케는 노르웨이 국영 NR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유럽 국가들이 의료지원을 단기간에 공유할 수 있는 협력협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비에르케는 “스웨덴 당국이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우리는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웃나라들이 나서 스웨덴을 도우려 하고 있지만 스웨덴 국립보건복지위원회는 공개적으로 이웃 국가들에 도움을 요청하지는 않았다. 한 고위 당국자는 FT에 “중환자실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직원들은 엄청난 업무 하중을 버티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더 많은 의료 서비스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니 급박한 위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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