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하는 지지율에 무릎꿇은 日 스가..'고 투 트래블' 전국 일시 중단
도쿄와 나고야 등은 16일부터 즉시 중단
지지율 40%대로 급락하자 결단한 듯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관광지원책인 '고 투 트래블(Go To Travel)'을 전국적으로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최근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에 비판이 커지며 정권 지지율이 급락하자 내수 부양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정책의 '일단 중지'를 선언한 것이다.
14일 NHK 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달 28일부터 내년 1월 11일까지 전국적으로 '고 투 트래블'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원이 중단됐던 삿포로(札幌)와 오사카(大阪)에 이어 감염 상황이 심각한 도쿄(東京)와 나고야(名古屋)도 16일부터 즉시 지원을 중단한다.
스가 총리는 이날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약 5000만명의 국민들이 '고 투 트래블'을 이용했고, 지방 경제를 지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확진자가 하루 3000명을 넘는 가운데 연말연시에 집중적으로 대책을 취해야 한다고 판단해 일단 정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 투 트래블'은 정부가 국내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여행 금액의 최대 절반까지 지원하는 정책이다. 경제 부흥과 방역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취지에 따라 지난 7월 하순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됐다. 총 1조 3500억엔(약 14조원)의 예산이 소진되는 내년 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가 경제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6월까지로 연장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 자제를 강조하면서 여행 장려정책을 계속하는 데 대해 "액셀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는 격"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정권 지지율도 급락했다. 마이니치 신문과 사회조사연구센터가 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 때보다 17% 포인트 떨어진 40%를 기록했다. 출범 3개월 사이 같은 조사에서 64%→57%→40%로 하락한 것이다.
응답자의 62%는 스가 내각의 코로나19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고 투 트래블'을 중단해야 한다는 답변도 67%에 달했다.
14일 발표된 NHK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은 전달보다 14%포인트 떨어진 42%를 기록했다. 응답자의 79%는 '고 투 트래블'에 대해 "일단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여론이 악화하면서 지지율이 '위험 수위'로 평가되는 40% 이하로 추락할 위기에 처하자, 그동안 대표적인 경제 부흥책으로 내세우며 밀어붙인 '고 투 트래블'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모양새다.
이에 더해 스가 총리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의료기관의 의사·간호사 등에 대한 지원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의사는 시간당 약 1만 5000엔(약 15만 8000엔), 간호사는 5500엔(약 5만 8000원)을 국고에서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2일 처음으로 하루 3000명대를 기록했고, 13일에는 2369명이 확진됐다. 누적 확진자 수는 18만 명을 넘어섰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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