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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필요성 공감하지만..오프라인 닫으면 코로나19 잡히나"

최동현 기자 입력 2020. 12. 15. 08:07 수정 2020. 12. 1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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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사상 첫 '매출 0원' 위기..온라인도 배송 한계치 목전
출입이 폐쇄된 백화점 입구에서 한 시민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고 있다. 2020.8.25/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주말 손님이 70% 줄었어요. 정말 죽을 것처럼 힘든데, 3단계가 되면…."

경기도의 한 복합쇼핑몰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텅 빈 매장을 둘러보며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그는 "연말에는 월 1억원씩 매출을 올려야 유지할 수 있는데, 아직 20%도 못 채웠다"며 "이 상태에서 문을 닫는다고 생각하면 앞이 깜깜하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돌파하는 등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어 유통업계에 초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대한민국 전체를 멈추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카드를 심각하게 검토하면서 공포감 마저 감돌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방역을 강화하더라도 '전국적 셧다운'(shut down)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화점과 쇼핑몰 등에서 감염된 사례가 많지 않은데다 주로 교회나 지인모임, 요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온라인 역시 배송 한계치를 목전에 두고 있어 마트까지 문을 닫는다면 물류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개인은 원칙적으로 집에만 머물러야 하고 10명 이상의 모임과 행사는 금지된다. 필수 시설을 제외한 백화점, 복합쇼핑몰, 아웃렛 등 모든 다중이용시설도 문을 닫아야 한다. 사실상 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정부 '3단계 격상 카드' 만지작…대형마트 운명은 안갯속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를 놓고 내부 논의에 착수했다. 3단계 격상에 따른 전염 감소 효과와 사회·경제적 충격을 저울질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전문가의 견해를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기준으로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임박한 것이 사실이다.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한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신규 확진자는 592명→671명→680명→689명→950명→1030명→718명 순으로 나타났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실행방안에 따르면 거리두기 3단계 때는 대한민국이 멈추는 '전국적 셧다운' 상황이 불가피하다. 특히 백화점, 복합쇼핑몰, 아웃렛, 대형마트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도 사상 처음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다. 정부 가이드라인(지침)에 따르면 대형유통시설은 면적이 300㎡(90.75평) 이상일 경우 집합이 금지된다.

단 편의점과 마트는 '필수 시설'로 분류돼 예외적으로 영업이 가능하다.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업계는 정부에 가이드라인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이지만, 방역당국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은 미정인 상태"라며 "실제적인 단계 격상 과정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서울 명동의 한 백화점이 한산하다. 020.4.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매출 50% 대목에 셧다운이라니"…백화점 초상집 분위기

백화점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심정이다. 한해 최대 대목인 연말에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터지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입은 데다, 아예 문을 닫을 경우 '매출 0원'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내몰리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은 연 매출의 50%를 4분기(10~12월)에 일으키고 있다. 각종 기념일이 몰려있는 겨울 시즌은 유통업계 최대 성수기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반전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10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8% 증가했지만 11월 들어 2.8% 감소했다. 누적 총매출액도 3조4552억원으로 지난해 3조5950억원보다 4% 가까이 줄었다. 지난 11월 중순까지 '2020 코리아세일페스타' 효과로 매출이 지난해보다 12.8% 뛰었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작되면서 고꾸라졌다.

일각에서는 '눈 딱 감고 셧다운에 동참해 코로나19를 잡는 게 낫다'는 푸념이 나오기도 하지만 '문 닫으면 다 죽는다'는 우려가 업계의 중론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광화문 집회 등 감염 발원지가 비교적 뚜렷했던 1·2차 대유행과 달리, 3차 대유행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번지는 형국이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현재 서울시 확진자 4명 중 1명(24.9%)가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이라는 점도 '셧다운 무용론'을 키우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3차 대유행은 1·2차와 전혀 다른 국면을 보이고 있다"며 "사실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패한 상황에서 현실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시장도 이를 감내할 수 있지 않겠나"고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19 방역은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업계가 피해를 감수하고 동참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셧다운도 유통업 종사자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문제라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일 서울시내 대형마트 채소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0.1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이미 한계치까지 배송 중인데"…"3단계 땐 '물류대란' 가능성도"

오프라인 유통시설이 일제히 '셧다운'에 들어가면 전례 없는 '물류대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온라인 수요가 이미 공급 한계치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수요까지 몰릴 경우 시장이 마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이 유례없는 전성기를 맞았지만, 오프라인 쇼핑은 여전히 시장 거래액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기준 업태별 매출 구성 비중은 온라인유통이 45.5%, 백화점 17.7%, 대형마트 16.5% 순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소비자 10명 중 3명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백화점, 대형마트 수요가 일거에 온라인으로 몰리면 '물류 대란'을 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SSG닷컴의 지난 주말(12일) 가동률은 99.6%를 기록했다. 2.5단계에서 SSG닷컴이 배송할 수 있는 주문건수가 99%를 넘긴 셈이다.

마켓컬리의 일평균 배송 물량도 8만~9만건으로 일일 최대 처리 물량(약 10만건)의 80~90%를 상시 처리하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현재 물류센터 인력 20%를 추가 모집하고 있다"면서도 "공간과 설비는 물리적인 특성상 단기간에 확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현 수준에서 주문이 30~40% 증가할 경우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서로 깊숙하게 맞물려 있는 관계"라며 "제조사, 물류업체, 유통회사 중 하나가 가동을 멈추면 전 영역에 걸쳐 파급 효과가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위험하니 닫아야 한다'는 이분법적 접근으로는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라며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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