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잡겠다 나선 후보들.. 알고보니 '강남부자'?
그런데 이들 후보 대부분이 강남에 주소지를 ‘강남통’이거나 수십억원의 부동산 재산을 보유한 ‘다주택자’여서 이들이 부동산 민심을 얼마나 읽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겉으론 서민 위하는 척하지만 결국 강남부자를 위한 정책을 펴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지난 3일 출마를 선언한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5년 안에 양질의 주택 65만호를 공급하겠다”며 공급 확대에 힘을 줬다. 지난 11일에 발간한 저서 ‘귀를 열고 길을 열다’에서는 “신혼부부가 집값 20%만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서울시 행정에서의 ‘엄마’ 역할을 통해 무주택 청년들의 아픔을 돌보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공시가격 현실화를 반대한 구청장 중 한 명이기도 한 조 구청장은 비판적 시선을 의식한 듯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7년 서초구민인 동시에 40년 서울시민”이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서초갑 3선’∙‘강남갑 3선’ 나란히 출사표… ‘다주택자’ 나경원
지난달 19일 출마 의사를 밝힌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도 ‘서초갑 3선’ 출신이다. “월급을 모아 집 사는 서울을 만들겠다”며 ‘경제시장’이 되겠다는 의지를 다진 이 전 의원은 얼마 전 ‘15년 무주택자의 설움’을 토로하는 발언을 했다가 ‘26억 반포 전세’ 후폭풍을 맞은 바 있다.
지난 13일 서울시장에 도전장을 낸 이종구 전 국민의힘 의원도 강남갑 3선 출신이다. 이 전 의원은 2018년 2월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세청의 강남 고가주택에 대한 세무조사에 대해 “배 아픈 심리와 관계가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유력한 야권 후보로 떠오르는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8월 기준 본인 명의로 중구에 4억2500만원 규모의 연립주택과 서초구 일대 근린생활시설, 배우자 공동명의로 20억4200만원 규모의 용산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그가 전세로 거주 중인 동작구 아파트의 보증금은 10억원으로 알려졌다.
야권에 비해 여당의 출마 선언은 활발하지 않은 편이지만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호도 1위를 기록하며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박 장관의 재산은 지난해 3월 기준 약 43억원으로 신고돼 있는데 5500여명의 재산공개 고위공직자 중 유일하게 일본 도쿄에 배우자 명의로 아파트를 갖고 있다. 박 장관은 최근 ‘다주택자 논란’이 일자 지난 8월 종로구 오피스텔을 10억3500만원에 매각했으며 현재는 13억9000만원 상당의 서대문구 연희동 일대 단독주택과 구로구 신도림동 오피스텔 전세권을 보유 중이다.
여당 인사 중 유일하게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4선 우상호 의원은 다주택 논란 등은 없었지만 공공임대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으로 비판에 직면했다. 우 의원은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현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정책과 관련해 “집을 사지 말고 평생 공공임대 주택에 살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돈이 없는 사람들은 거기서 출발을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실련 “후보들, 국회의원 시절 집값 안정화 위해 노력 안 해”
전문가들은 논란이 된 후보들의 부동산 안정화 의지에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김성달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이날 “다주택자 등 논란이 된 서울시장 후보들 중 국회의원 시절 집값 안정화를 위해 뛰었던 분은 없다”고 일침하며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제대로 된 의지와 대안이 있을지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부분 후보가 ‘공급이 부족하다’는 말을 공통적으로 하는데 과연 그게 맞는지 진단이 필요하다”며 “현재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큰 거지 주택 수가 부족한 건 아니다. 무조건 공급만 늘리면 과거 정부 때처럼 다주택자들이 사재기 해버리면 그만”이라고 꼬집었다.
김 국장은 이어 “공급을 단순히 늘린다는 것을 넘어 어떠한 주택 공급을 늘릴지 고민이 필요하다. 현재 서민을 위한 주택이 많이 모자라는데 신도시 개발이나 재건축 등을 추진할 때 조합이 아닌 공공이 제대로 환수하는 등의 세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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