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30억 들이고도 1년 째 먹통..예산 집행 '엉터리'

최위지 2020. 12. 1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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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각종 게임도 나이에 따라 사용 가능한 등급을 나눕니다.

모바일뿐 아니라 PC에서 사용하는 게임에도 등급이 매겨져 사후 관리를 받습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2017년 말 대규모 국비 사업을 벌였습니다.

등급별로 분류된 게임을 통합 관리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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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 외경.


영화처럼 각종 게임도 나이에 따라 사용 가능한 등급을 나눕니다. 모바일뿐 아니라 PC에서 사용하는 게임에도 등급이 매겨져 사후 관리를 받습니다. 이런 일을 맡은 곳이 게임물관리위원회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으로 7년 전 부산으로 이전했습니다. 이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비 30억 들였는데…시스템은 1년째 '먹통'

게임물관리위원회는 2017년 말 대규모 국비 사업을 벌였습니다. 등급별로 분류된 게임을 통합 관리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겁니다. 국비 30억 원을 투입해 2단계로 나눠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한 업체에 용역을 맡겼습니다. 용역 계약상 사업 완료 시점은 지난해 12월 말이었습니다.

건축물을 짓고 나면 발주한 대로 공사가 잘 됐는지 살피는 게 준공 검사입니다. 게임물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같습니다. 당연히 사업이 끝나는 시점에 잘 구동이 되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도 용역업체와의 계약 완료 시점에 준공 검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합격'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작성된 게임물관리위원회 준공 검사 확인서


그런데 문제없이 사용해야 할 게임물 통합 관리 시스템은 사업 완료 기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완성' 상태입니다. 시스템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도 이메일을 보내서 안내를 받고 오프라인 서류로 다시 등급 신청을 하는 불편한 작업을 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말 작성된 감리 업체 최종 보고서


■오류투성이 미완성 상태로 대금까지 지급

KBS는 용역 업체가 사업을 끝낼 당시 감리 업체가 작성한 최종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니 해당 시스템이 아직도 '먹통'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감리 결과 용역 업체가 구축하기로 한 시스템 중 점검 대상 249건 가운데 16%가량인 42건은 작업을 끝내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또 완료한 항목 207건 중 8%가량인 17건은 오류가 발생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시스템 구축이 문제없이 끝났다며, 준공 검사에서 '합격'으로 평가했습니다.

용역 계약을 맺은 업체가 기간 내에 사업을 완료하지 못하면 지연배상금 등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하지만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용역 업체에 대금까지 모두 지급했습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이 다 안 된 부분에 대해서 위원회 측이 어떤 보상을 요구하거나 그러지는 않겠다는 식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통지서


■ 문체부 "허위 보고로 대금 지급, 책임자 중징계해야"

문제가 불거지자, 문화체육관광부도 최근 감사에 나섰습니다.

감사 결과 국비를 들여 추진한 사업의 예산을 엉터리로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문체부는 "대규모 용역 사업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완료된 것처럼 허위로 보고해 대금을 지급했다"며 사업을 총괄한 책임자를 중징계 조치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안정화 작업을 거쳐 해당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가동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허위 보고로 예산 수십억 원을 집행한 경위에 대해서는 취재진의 수차례 질문에도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행정은 '하자'가 있는 건물임을 알고도 발주 업체에 공사비를 고스란히 지급한 것과 같습니다.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입니다. 책임자 한 명의 징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사업 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최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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