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들 고생은 알지만"..'잇단 확진'에 불안감 퍼지는 전남대병원

진창일 2020. 12. 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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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불안감 커지면서 병원 찾는 발길 줄어"
코로나19 감염 의료진, 앞선 검사에서 3번 '음성'
방역당국 "서울 동선 있지만, 일상생활한 정도"

“의료진들 고생은 알지만, 계속 확진자가 나오니 걱정스럽네요.”

15일 광주광역시 동구 전남대병원을 찾은 한 환자가 병원 원무과에 접수하기 전 한 말이다. 이 환자는 이틀 전인 지난 13일 전남대병원에서 신경외과 소속 간호사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언급하며 “몇번이나 고민한 끝에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남대병원이 지역에서 가장 손꼽히는 대형 종합병원인데 계속 확진자가 나오니 불안하다”며 “오늘 보니 예전보다 병원을 찾는 환자도 크게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된 감염에 꼬리 무는 불안감

15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전남대병원에 환자 외 출입은 금지한다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 지역 거점병원인 전남대병원에서 코호트 격리 조치가 해제된 지 열흘 만에 또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지난달 13일 이곳 신경외과 소속 의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광주 546번 확진자로 분류됐었다. 이후 병원 내 감염과 함께 교도관이 오갔던 광주교도소, 입주업체 직원 및 자녀 등으로 번지면서 관련된 확진자 숫자는 15일 기준 89명이다.

환자 A씨는 “의료진이 또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도 불안하고 내가 여길 방문했다가 혹시나 감염된다면 우리 가족한테도 옮길까 봐 걱정을 하게 된다”며 “그래도 다녔던 병원에 와야지 다른 곳에 갈 수도 없었다”고 했다.


확진 의료진 2명, 3번 음성 나왔는데…

지난 14일 광주광역시 동구 전남대병원 원무과 대기실에 환자 등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13일 확진 판정을 받은 전남대병원 의료진은 광주 821번과 822번 확진자로 분류됐다. 이들은 지난달 전남대병원 신경외과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퍼졌을 때 2주간 자가격리를 했었다. 자가격리를 시작한 지난달 14일과 27일, 전남대병원의 코호트 격리가 해제된 지난 3일 총 3차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들의 감염원이 병원 내부에 있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광주 822번 확진자가 최근 서울을 방문한 사실이 나타난 역학조사 결과를 놓고 비난의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역학조사관들은 “서울을 다녀왔다는 사실만으로 비난을 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반응이다.

광주시 방역당국 관계자는 “서울 친구 집을 방문하긴 했지만, 집에서 음식을 시켜먹었고 이튿날 아침에 곧바로 광주로 내려왔다”며 “총 5명이 모였는데 당시 접촉한 친구들 모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서울 동선이 감염원이라 특정하긴 어렵다”고 했다.

나머지 동선은 ‘일상생활’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광주 822번 확진자의 나머지 동선을 보면 편의점이나 가까운 마트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했던 정도”라며 “광주 821번 확진자도 마찬가지고 본인들이 의료진이기 때문에 마스크도 꾸준히 착용했었다”고 했다.


병원 측, 환자들 불신 깊어질까 노심초사

15일 광주광역시 동구 전남대병원 입구로 시민들이 들어서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대병원은 의료진들의 코로나19 확진에 따라 환자들의 불신이 깊어지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현재 의료진 중 확진자 2명이 근무했던 신경외과 중환자실은 격리된 상태다. 병원 측은 “의료진이나 환자들이 다른 병동을 방문하거나 순환할 수 없도록 분리조치를 강화한 상태”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도 노심초사하며 기다리고 있다. 아직 코호트 격리조치까진 이어지지 않았지만, 병원 내 감염 사례로 확인되면 병동 전체를 폐쇄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에서 의료진이나 환자가 코로나19에 추가 감염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방역절차를 강화한 상태”라며 “병동끼리 이동도 엄격히 통제하는 등 코호트 격리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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