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방심했나.. 잇단 집단감염에 기로 선 '방역모범' 대구시

김재현 2020. 12. 15. 19: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방심했던 탓일까.

권영진 대구시장과 배광식 북구청장은 15일 오후 대구시청 회의실에서 '코로나19 전국적 유행 대비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했다.

대구시가 강수를 들고나온 데에는 철통같던 대구시의 방역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과 직결돼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집단감염 대부분이 방역수칙 위반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구시, 연말연시 코로나 특별방역 대책발표
검체건수 4배 이상 확대, 병상·생활치료센터 확보
10인 이상 식사 모임 금지 권고도
권영진 시장 "방역 지침 미준수 책임 무겁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배광식(왼쪽) 북구청장 15일 오후 대구시청 2층 상황실에서 코로나19 3차 대유행 확산 방지 회의 결과 및 방역대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방심했던 탓일까. 가장 위험한 도시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거듭난 대구시가 기로에 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 초기 현저히 낮은 확진자 수를 기록하며 '방역모범 도시'로 인정받았지만 최근 들어 집단감염이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대구시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배광식 북구청장은 15일 오후 대구시청 회의실에서 ‘코로나19 전국적 유행 대비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했다. 기존의 대구형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와 별도로 오는 21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했다. 이와 함께 △일일 검사 확대 △치료병상 확충 △생활치료센터 확보 등의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권 시장은 “각종 행사는 취소하고 10인 이상 식사ㆍ모임은 금지 권고, 종교시설의 예배 인원 30%에서 20%로 하향 조정된다”며 “방역수칙 위반 시 시설에 대한 과태료 부과는 물론, 운영중단 및 구상권 청구 등으로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가 강수를 들고나온 데에는 철통같던 대구시의 방역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과 직결돼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전날 신규 확진자는 19명을 기록했다. 수도권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0명, 1명 등 한 손으로 꼽을 수준의 확진자가 나오던 지난달 상황과 비교하면 심각하다. 특히 교회와 수영장 등을 통한 집단감염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대구시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집단감염 대부분이 방역수칙 위반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일 교육목사 등 3명의 신규확진자가 나온 대구 달성군 영신교회에서는 15일 0시까지 교인과 접촉자 등 모두 5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n차감염도 잇따라 확진자는 더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또 14일 수성구 라온제나호텔 지하 수영장을 이용하던 수영강습생 등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들과 접촉한 10여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밀접 접촉자만 53명이고 동선이 겹친 진단검사 대상자는 수백 명에 달한다. 추가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 11일엔 충청 지역을 다녀온 뒤 확진된 지인과 함께 카페에서 차를 마신 3명 등 자리를 함께한 4명 모두 감염되기도 했다. 특히, 사우나 마사지숍, 노래방 등 방역당국이 위험지역으로 지목한 곳에서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대구에는 수도권과 달리 음식점이나 술집, 카페 등 밤 9시 이후 영업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거리두기가 강한 지역에서 대구로 원정 오는 일도 빈번하고, 방역수칙 미준수에 따른 감염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 의료계 관계자는 “봄에 호되게 당한 뒤 심하다 싶을 정도의 방역수칙 준수로 자부심을 회복했는데, 지금 곳곳에서 뚫리고 있다”며 “ ‘방역모범 도시’에 도취돼 긴장이 풀렸거나 자만하지 않았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