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한다며 3시간 때려 중태.."전학 처분받았는데"

최선길 기자 2020. 12. 15.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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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의 한 고등학생이 동급생 2명으로부터 폭행당해 보름 넘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해 학생들은 이미 다른 학교 폭력으로 전학 처분을 받은 상태였는데 권투 연습, 스파링하자면서 피해 학생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선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28일 저녁 인천의 한 고교 1학년 A 군 여동생에게 누군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히 연락해왔습니다.


A 군 친구인데 오빠 A 군이 자신과 권투 연습, 스파링하다 기절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놀란 A 군 어머니가 아들이 있던 한 아파트 체육시설로 갔더니 아들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습니다.

급히 119를 불렀지만 아들은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A 군 어머니 : 심폐소생술 하시는데 그분이 너무 다급하게 다른 분들 부르시는 거예요. 그때 느꼈죠. 이게 보통 일이 아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너무 무섭고….]

경찰이 확인한 체육시설 CCTV에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B 군 등 2명이 A 군을 폭행하는 장면이 찍혀 있었습니다.

A 군에게 권투선수용 머리보호대를 씌운 뒤 두 학생이 주먹으로 때리는 장면이 찍혔는데, 폭행은 3시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이들은 A 군이 정신을 잃자 물을 뿌리고 바닥에 끌고 다니기까지 했습니다.

A군은 뇌출혈과 치아 골절상 등을 입고 보름이 넘도록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 학생 2명을 중상해 등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그런데 사건 수사 과정에서 피해 학생 부모는 황당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가해 학생들이 이미 다른 학교 폭력에 연루돼 학교에서 전학 처분을 받았던 것입니다.

가해 학생 측이 불복 절차를 밟으면서 전학이 미뤄지는 상황에서 또다시 학교 폭력이 벌어진 것입니다.

[A 군 아버지 : (학교 폭력 문제에) 같이 공감하고 이런 계기로 좀 바뀔 수 있었으면 하는 그런 차원에서 저희가 (국민청원) 올린 것도 있고….]

피해 부모가 학교 폭력의 근절을 촉구하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2만 명 넘게 동의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이승진) 

최선길 기자best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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