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시 1000명 위협..심상치않은 징후 속출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입력 2020. 12. 16. 07:35 수정 2020. 12. 1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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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경로 불분명 급증..사망자 첫 두 자릿수
2단계서도 이동량 감소 미미..3단계 올려도 개인 참여 없으면 효과↓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정부의 수도권 2.5단계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 사흘 전 역대 최대인 1030명을 찍고 718명으로 급감하는가 싶더니 다시 급증세다.

하루 전 880명을 기록한 일일 확진자는 15일 오후 10시까지 최소 832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해 16일 0시 기준 일일 확진자는 1000명 안팎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이 경우 1주간 지역발생 일평균 확진자는 처음으로 800명 선을 넘어서 거리두기 3단계 기준마저 충족하게 된다.

더욱이 심상치 않은 징후들이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사망자는 15일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13명까지 폭증했다. 감영경로 미상의 확진자 비율도 최근 2주간 23%에 육박했다. 확진자가 많이 쏟아지다 보니 역학조사마저 버겁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거리두기 격상에도 국민들의 이동량은 큰 변화가 없고 확진자는 되레 증가세다. 거리두기 약발마저 실종된 것처럼 보인다.

◇감염경로 불분명 급증…이미 일상생활에 바이러스 확산

코로나19 감염 확진자 4만4364명 중 아직 감염 경로를 조사중인 환자는 모두 6340명이다. 전체 환자의 14.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 11월 1일 총 확진자 2만6635명 중 조사중인 환자들이 3104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11.7%인 3104명이 었던 것에 비해 감염 경로가 아직 불분명한 환자들의 비중과 숫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0시부터 15일 0시까지 2주간의 사례를 보면 감염경로를 조사중인 환자들의 수는 2212명으로 전체 감염자의 22.8%를 차지하고 있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이유는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전파자들이 많다는 의미로 일상생활에 바이러스가 생각보다 많이 퍼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감염재생산지수(R0) 값을 보면 지금도 계속 바이러스가 전파되고 있다는 의미인데 지역사회에 무증상 감염된 사람들 뿐 아니라 증상이 있어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들이 마구잡이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12월 13일 기준으로 저희가 산출을 해본 결과는 재생산지수가 한 1.28 정도로 보고 있다"며 여태껏 누적된 지역사회의 경증이나 무증상 감염자들이 감염원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1명이 추가로 몇 명의 신규 환자를 감염시킬 수 있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1.28인 경우 환자 1명이 1.28명의 감염자를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의미다. R0값이 1보다 크고 감염자 수가 다수일 경우 바이러스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돼 질병이 유행 단계로 간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전파가 진행되면 다시 n차 감염과 무증상자들의 조용한 전파가 연달아 일어나는 악순환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지난 4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했던 당시 미국 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0값은 5.7이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사망자 첫 두 자릿수…고령 사망·위중증 환자 피해 커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사망자와 중증 환자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15일 0시 기준 일일 사망자는 13명에 누적 사망자는 600명으로 하루 사망자가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자가 호흡이 어려운 위·중증 환자는 전날 대비 20명 증가한 205명을 기록했다.

특히 고령환자들의 비중이 커 피해가 커지고 있다.

15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사망 규모가 지금까지 코로나19 유행을 파악한 이래 가장 많다"며 "코로나19 고위험군인 60대 환자의 증가와 취약계층이 많은 요양병원 등 시설 발생이 늘어났다"고 했다.

사망자 13명 중 80세 이상이 9명, 70대 2명, 60대 2명으로 모두 고령자다. 특히 80세 이상 코로나19 환자들은 모두 309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51.5%를 기록했다. 80세 이상 환자들의 치명률은 15%가 넘었다. 사망자들 중 60세 이상은 전체 600명 중 567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94.5%다.

위·중증 환자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205명 중 60세 이상 위·중증 환자들은 모두 173명으로 전체 위·중증 환자들의 84.3% 수준이다.

15일 서울 노원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을 돌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3주간을 ‘집중 검사 기간’으로 정하고, 수도권 150곳에 설치된 임시 선별진료소를 통해 무료 검사를 시행한다. 2020.12.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단계서도 이동량 감소 미미…3단계 올려도 개인 참여 없으면 효과↓

한편 심각해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수도권 지역에 시행했던 사회적 거리두기는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방역당국은 국민들의 이동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통계청에서 휴대전화 이동량 자료를 제공받아 분석한 결과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가 처음 적용된 일요일 수도권 이동량은 1236만9000건이었던 반면, 지난 주말(6일)에는 1241만9000건으로 오히려 이동량이 증가했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라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5일 "2단계 효과가 크지 않았고 거리두기만으로는 (방역에) 한계가 있다"며 "국민들의 참여율이 점점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 이러한 한계는 (거리두기를 격상해도) 동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미 일상생활에서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단계를 올리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인 환자 발생 감소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개인 스스로 감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했던 전병율 차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여름과 다르게 실내에서 모든 생활이 이루어지고 있어 일상생활 자체가 밀접·밀집·밀패된 상황"이라며 "3단계로 상향조정해도 일상생활 공간인 실내 공간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일상생활을 하면서 그 안에서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단계로 강화해도 그것만 지키면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거나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오히려 일상생활이 무방비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병율 교수는 "마스크는 계속 쓰고, 손씻기도 계속하고 그리고 증상 있으면 집에 머무르고, 거리두기 유지하면서 이상하다 싶으면 신속하게 진단받으면서 감염에 노출되는 그런 위험을 줄여나가는 노력을 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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