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尹 사조직 두목, 대통령 되면 檢독재" 檢 3인의 진술서

김민상 2020. 12. 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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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중 검사징계위원장 직무대리(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16일 새벽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후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혐의 4개를 인정해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징계위가 인정한 혐의는 ①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작성 및 배포 ②채널A 사건 관련 감찰 방해 ③채널A 사건 관련 수사 방해 ④정치적 중립 훼손 등 4가지다.


검찰 간부 진술서에 “윤석열 총장은 사조직 두목에나 어울리는 사람”

징계위가 전날 오후 9시부터 이날 오전 4시까지 7시간 토론을 하면서 인정한 4가지 징계 혐의 중 2가지가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돼 있다. 채널A 전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과 유착해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 취재 협조를 강요했다는 의혹을 다룬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 4월 채널A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를 벌였으나, 유착 관계를 입증할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대검 내부에서도 수사 계속 여부 논란이 일자 윤석열 총장은 지난 6월 직권으로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했다. 하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로 자문단 소집은 무산됐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15일 오전 10시34분부터 자정을 넘긴 16일 오전 4시까지 약 17시간30여분에 걸쳐 윤 총장의 징계 여부와 수위에 대한 2차 심의를 진행한 뒤, 정직 2개월로 의결했다. 징계위 측은 징계 청구 사유 중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작성 및 배포' 등 4가지는 징계 사유가 된다고 인정했다.[뉴스1]

지난 15일 열린 징계위에서는 채널A 수사가 한창일 때 대검과 중앙지검 핵심 참모였던 검찰 고위 간부 3명이 관련된 진술서를 제출했다. 3명은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당시 대검 반부패형사부장)과 이정현 대검 공공형사수사부장(당시 중앙지검 1차장), 김관정 동부지검장(당시 대검 형사부장)이다. 진술서는 윤 총장 측 특별변호인에게도 전달됐다.

진술서에는 “(지난 6월 자문단 소집 당시)대검 부장을 제외하고 과장과 연구관이 주도해 전문가를 지명했다”며 윤 총장이 관련 수사를 방해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포함됐다. 검찰 고위 간부는 “과장들이 처음에는 ‘채널A 사건은 무혐의’라고 주장했다가 관련 자료를 조금씩 주니 의견이 점차 바뀌었다”고도 진술했다.

당시에는 중앙지검 수사팀과 대검 과장 위주 지휘부가 영장 청구를 두고 정면충돌한 시기이기도 했다. 대검 형사 1과장을 맡으면서 수사팀과 대립했던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이번 징계위에서 윤 총장 측 증인으로 심문을 받았다. 검찰 간부 진술서에는 “윤석열 총장은 사조직 두목에나 어울리는 사람이지, 대통령이 되면 검찰 독재국가가 될 것이다”고 밝힌 내용도 포함됐다.


尹 측 “진술서 반박 기회도 안 주고 징계 사유 증거로 채택”

이를 두고 윤 총장 측 변호인은 “진술서에 적힌 주장을 반박할 기회를 주지도 않고 채널A 사건을 징계혐의 4가지 중 2가지로 넣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형사소송법상 재판에서 증거에 대해 변호인이 심문하고 탄핵할 권리를 갖는다며 절차적 부당성을 주장했다. 윤 총장 측 변호인은 전날 오후 7시 30분 심재철 국장 진술서에 대한 반박 의견서를 1시간 안에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고 강력히 항의한 뒤 퇴장했다.

윤 총장 측은 검찰 간부가 “채널A 자료를 줬더니 대검 과장 의견이 바뀌더라”고 진술한 대목에 대해서도 “중앙지검에서 수사 자료를 직접 받은 정황을 실토했다”며 “정부 핵심으로부터 시작된 하명 수사인 점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주장했다. 또 “독재국가” 발언에 대해서는 “총장이 언제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냐”며 “본인이 먼저 총장을 정치적으로 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채널A 사건 관련 윤 총장의 혐의가 인정됐다면 해임하고 수사하는 게 맞다”며 “‘정직 2개월’은 징계위원들 스스로도 입증이 안 된다고 보니 정치권 눈치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답”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상·강광우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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