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옥에 가둔 '간첩' 누명..72살 노인 돼 벗었다

공윤선 2020. 12. 1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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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군대에서 가혹 행위를 못이겨 탈영을 했다가 간첩으로 몰려 감옥에서 20년동안 청춘을 보낸 사람이 있습니다.

70대 노인이 돼 다시 법정에선 그에게, 재심 법원이 오늘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 사연을 공윤선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1969년 5월, 24살 박상은 일병은 탄약고에 빨래를 널었다는 이유로 상관하사에게 맞았습니다.

한 시간 넘게 계속된 구타.

지속된 가혹행위에 박 일병은 부대밖으로 달아났습니다.

이후 마음을 고쳐먹고 부대로 돌아가려 했지만 이미 길을 잃은 뒤였습니다.

한참을 헤매다 다른 부대 군인들에게 발견된 그가 끌려간 곳은 보안부대였습니다.

구금상태에서 무차별적 폭행과 고문이 이어졌고, 결국 그는 북한으로 도망가려했다는 거짓자백을 통해 이른바 '계획적 월북을 꾀한 간첩'이 돼버렸습니다.

군사법원으로부터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박씨는 20년 청춘을 꼬박 감옥에서 보낸 뒤에야 가석방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얻은 두 아들에게 떳떳한 아버지가 되고 싶어 재작년, 72살의 나이에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은 재심에서도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내무반에 갇혀있는 등 가혹행위가 인정되는 만큼 월북하려 했다는 박씨의 자백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선고 순간, 통한의 눈물을 쏟아내던 박씨가 떠올린 한 사람은 '아버지'였습니다.

[박상은/74세] "'변호사 못사주는 아버지가 너무 미안하다' 그 얘기를 하신 게 안 잊혀지고요.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그 마음 그것을 저는 평생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제 아버지가 된 박씨는 무엇보다 아들들에게 마음의 자유를 주게 된게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아들들아, 아빠가 너희들한테 할거는 했다. 모범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고맙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영상취재:김희건 / 영상편집: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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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윤선 기자 (ksu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0/nwdesk/article/6029500_3252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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