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 21번째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됐다(종합)

남정현 2020. 12. 16. 22: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불교행사..3년 만에 등재
"민간 보존회+정부 협력 보존" 높은 평가
정재숙 청장 "종교 떠나 문화유산 전승 보호할 것"
[서울=뉴시스]연등행렬 선두 사천왕등과 아기부처님을 모신 연(가마)(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1.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제15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는 16일 오후 9시30분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가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은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21개 종목을 올리게 됐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등재 소식이 확정된 뒤 영상을 통해 "우리나라 대표 불교행사인 연등회가 3년 여의 긴 여정 끝에 마침내 등재된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며 "특히 연등회의 유네스코등재신청서가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우수한 사례로 특별하게 언급됐다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어 "문화재청은 이번 등재를 계기로 국가무형문화재로서의 지위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인류 무형무산 사업을 펼쳐 연등회의 전승과 보호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종교를 떠나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각별한 문화유산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등회는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됐으며, 2018년 3월 유네스코에 인류 무형문화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했다. 2019년 등재신청서 양식 변경에 따라 수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총 42건의 대표목록 등재신청서를 심사했다. 연등회를 포함해 총 25건에 대해서 '등재'를 권고했고, 16건에 대해서는 '정보보완'을 권고했으며, 1건에 대해서는 '등재 불가'를 권고했다.

[서울=뉴시스]연등행렬 주악비천 장엄등 행렬(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2.15 photo@newsis.com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지난달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의 인류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권고하며, 연등회 등재신청서를 모범사례(Good Example) 중 하나로 제시했다.

평가기구는 연등회 등재신청서에 대해 "대한민국의 연등회 등재신청서는 특정 무형유산의 대표목록 등재가 어떻게 무형유산 전체의 중요성에 대한 가시성과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잘 준비된 신청서"로 평가했다.

박상미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 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연등회의 세계유산적 의미에 대해 "연등회는 종교유산으로 출발했지만 오늘날에는 종교의 경계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구성원에게 화합과 포용을 주는 문화유산이 된 점"을 먼저 꼽았다.

이어 등재 배경과 관련해 "우선 대대로 전승돼서 오늘날 활발하게 연행되고 있다는 것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이것을 중요한 유산으로 여길뿐만 인류 전체의 창의성과 문화 다양성을 잘 보여주는 유산이라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박 위원은 "연등회는 형형색색의 등을 두고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아주 화려한 축제지만, 그 운영에 있어서 '절제'와 '약자를 위한 배려'에 있어서도 심사기구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민간의 보존회와 정부가 협력해 연등회의 보존을 노력해 왔다는 점도 심사기구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연등회, 부처님의 탄생 기념하는 축하 행사로 시작…현재, 탈(脫) 종교적 축제


[서울=뉴시스]연등회 준비 모습(장엄등 제작)(사진=문화재청 제공)2020.12.15 photo@newsis.com
문화재청에 따르면 연등회는 '삼국사기'에도 기록된 불교행사로 부처님의 탄생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행사다. 연등법회와 연등행렬, 회향 등으로 이뤄지며, '진리의 빛으로 세상을 비추어 차별없고 풍요로운 세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라 때 시작해 고려시대 국가의례로 자리잡았다. 고려 태조의 유훈으로 정월대보름마다 개최되기 시작했고, 현종 원년(1010년)에 2월 보름으로 날짜를 바꿔 고려왕조의 마지막까지 지속됐다. 연등회는 소회일(小會日)·대회일(大會日)로 나누어 이틀간 치러졌는데, 군신 간의 하례의식과 다양한 백희가무(百戱歌舞)가 펼쳐졌으며, 수천 명의 신하를 거느린 왕이 봉은사(奉恩寺)로 행차하는 의식이 이어졌다.

특히 연등회를 할 때면 대궐과 도성에 밤새 등을 밝히고 통금을 해제했다. 조명이 열악하고 통금이 철저했던 시대에 대낮처럼 환한 밤이 열려 있었으니, 당시 사람들에게 연등회는 그야말로 비일상적 축제의 날이었던 셈이다.

고려시대에는 정월대보름에 연등회를 열었지만, 현재는 매년 부처님 오신 날 '연등회'로 계승됐다. 오늘날의 전통연등회의 다양한 풍습을 담아 크게 세 가지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찰마다 행하는 불교행사로서 관불(灌佛)과 법요식, 연등회의 백미인 연등행렬, 대중이 참여하는 다양한 놀이마당이 그것이다. 특히 전통연등회의 여러 요소를 반영한 연등행렬은 세계인의 주목과 찬사를 받고 있다.

전국 각지의 사찰을 중심으로 구성된 지역봉축위원회를 중심으로 그 준비과정과 연행에 있어 불교신앙의 여부,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일반 대중도 폭넓게 참여하는 축제로서 기능하고 있다. 국민은 물론 수많은 외국인들까지 참여하는 국내 대표 문화행사로 자리잡았다.

현재 우리나라는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21개를 등재했다.

그동안 종묘 및 종묘제례악(2001년), 판소리(2003년), 강릉단오제(2005년), 강강술래(2009년), 남사당(2009년), 영산재(2009년), 제주 칠머리당영등굿(2009년), 처용무(2009년), 가곡(2010년), 대목장(2010년), 매사냥(2010년, 공동등재), 줄타기(2011년), 택견(2011년), 한산모시짜기(2011년), 아리랑(2012년), 김장문화(2013년), 농악(2014년), 줄다리기(2015년 공동등재), 제주해녀문화(2016), 한국의 전통 레슬링(씨름)(2018)을 등재한 상태다.

유네스코는 많은 국가가 인류 무형문화유산을 등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류 무형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한 다(多)등재국에 대해 등재 심사를 2년에 1건으로 제한하고 있다. 현재 20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한 우리나라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을 격년인 2년에 한 번씩만 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차기 인류 무형유산으로 지난 3월31일 '한국의 탈춤'(Talchum, Mask Dance Drama in the Republic of Korea)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