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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하루아침에 나가라니" 코로나 전담 평택 박애병원 환자 '분통'

한승곤 입력 2020. 12. 17. 09:35 수정 2020. 12. 1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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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병원 병상 전체 코로나 환자 위해 병상 재배치
기존 환자 다른 병원으로 이송 설득..일부 갈등도
병원 병상 전체를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내놓은 평택 박애병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경기도 평택에 있는 박애병원이 병상 전체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기존의 환자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면서 일부 환자의 경우 아예 퇴원하는 일이 벌어져, 무리하게 코로나19 거점병원을 자처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의료법이 보장하고 있는 환자의 권리인 진료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해당 논란에 병원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해당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김 모 씨는 오전 병실 회진을 담당하는 의사들에게 이 병원은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지정되었으니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아달라는 취지의 권유를 받았다.

그러나 다른 병원을 알아보는 것은 김 씨의 몫이었다. 김 씨 가족은 분통을 터뜨렸다. 가족은 "코로나 치료한다면서 기존의 환자를 다 나가라고 하는데, 이송될 병원 지정이나 그런 배려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 처지에서는 그냥 '다른 병원 가라'는 일종의 통보에 불과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김 씨는 다른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아닌 퇴원을 결정하고 현재 자택에서 관리하고 있다. 해당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결과적으로 환자의 권리를 침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환자의 권리와 의무는 법적으로 (의료법 시행규칙 제1조의3제1항 관련) 보장하고 있다.

해당 법에서 '가' 항목에 있는 '진료받을 권리'를 보면 '환자는 자신의 건강보호와 증진을 위하여 적절한 보건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갖고, 성별·나이·종교·신분 및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건강에 관한 권리를 침해받지 아니하며, 의료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지 못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김 씨 상황의 경우 자신이 입원한 병원이 코로나19 거점병원이 되면서 하루아침에 퇴원한 사례로 적절한 진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병원 측에 관련 입장을 요청했으나 병원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련의 상황을 종합하면 기존의 입원했던 환자들 입장에서는 해당 병원이 코로나19 거점병원이 되면서 다른 병원을 찾거나 아예 퇴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코로나19 음압 병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김병근 박애병원 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원만한 설득을 통해 환자들이 이송에 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원장은 환자 설득 과정에 대해 "저희 의료진들이 환자들하고 관계가 좋기 때문에 대부분은 본인들이 불편함을 감수한다 하더라도 다른 병원으로 옮긴다든지, 주치의가 바뀐다든지, 여러 가지를 포함해 불편하더라도 코로나 시국에 코로나 환자들을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운영해준다면, 기꺼이 하겠다. 이런 분들이 대다수다. 환자들이 이동하는 데는 현재까지 큰 어려움은 없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라디오 방송에서 김 원장은 "우리 주치의들이 잘 설득해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거나 치료시기를 조절하는 것, 이게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다행스럽게 우리 의료진들이 열심히 잘 설득하고 설명해서 현재까지 큰 문제없이 대부분 환자들이 본인이 조금 불편함을 겪는다고 해도 코로나19가 잘 치료될 수 있는 그런 병원으로 박애병원에 제공된다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시겠다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일부 동의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순탄하게 이동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원장의 설명과는 달리 일부 환자의 경우 다른 병원 치료가 아닌 퇴원을 할 수밖에 없는 일까지 벌어져 이 같은 병원의 헌신이 빛이 바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편 코로나 거점병원으로 지정되면 병원에서는 일반 외래 환자는 받을 수 없다. 해당 병원은 지난 15일부터 외래환자 진료를 받지 않고 있다. 병원 측은 220개 병상을 비워 중환자 100여명의 치료를 전담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신장투석 장치를 이용해 투석이 필요한 코로나19 환자를 받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병상 재배치에 들어간 병원은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한 관련 공사가 완료되는 1월 초부터 코로나19 환자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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