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임상참가자 "죽을 듯 아팠다"..전문가 "좋은 신호"

백희연 2020. 12. 1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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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마운트시나이병원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맞은 간호조무사 재니스 메이어(오른쪽 맨 앞)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EPA=연합뉴스]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 미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미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도 긴급사용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두 백신 모두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담긴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을 처음 활용한 ‘핵산 백신’이다. 인체가 스스로 코로나19의 바이러스와 같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게 해 이를 감지한 면역체계가 작동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백신의 임상시험 참가자들이 접종 후 겪은 후유증에 대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직은 심각한 부작용이나 후유증은 보고되지 않았지만 대체로 1차 접종보다 2차 접종 후에 크고 작은 후유증을 경험했다고 한다.

모더나 백신의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은퇴한 간호사 조슬린 에드워즈(68)는 지난 8월 2차 접종 이후 심한 후유증을 겪었다고 WSJ에 말했다. 그는 “접종 후 24시간 동안 심한 오한과 목 통증, 두통이 찾아왔다. 모든 관절이 아팠다”고 전했다. 오한에 잠에서 깰 정도였다는 에드워즈는 당시 열이 39.1도까지 올라갔고 땀을 너무 많이 흘려 하루 만에 체중도 1.4㎏이 빠졌다고 전했다.

다만 36시간이 지나자 증상은 모두 사라졌다. 에드워즈가 임상에서 가짜 약을 받았는지, 진짜 백신을 투여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에드워즈는 자신의 후유증을 연구자들이 강력한 면역반응으로 봤다고 전하면서 “코로나19에 걸리는 것보다 36시간 동안 아픈 게 낫다”고 말했다.

캔자스시티 출신 간호사인 에이미 워런(38)도 지난여름 모더나 백신 2차 접종 후 오한과 발열, 심각한 관절통과 근육통을 앓았다. 부작용을 예상하지 못하고 다음 날 출근하는 바람에 고역을 치렀다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경험담에서 “죽을 것 같았다”며 임상 참가자 중 회복이 필요한 이들에게 휴식을 권하고 싶어서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모더나 백신 접종자 중 90%는 주사를 맞은 부위에 통증을 느꼈고, 70%는 피로감을 느꼈다. 60%는 두통이나 근육통을 경험했다. 이 외에도 40% 이상은 관절 통증과 오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더나 백신 [AFP=연합뉴스]

앞서 사용승인을 받은 화이자의 백신도 이와 유사한 후유증을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측이 지난주 공개한 임상 자료에 따르면 18∼55세 임상 참가자 중 2차 접종 후 열이 난 비율은 15.8%, 오한을 느낀 비율은 35%였다. 두통과 피로 등 후유증을 겪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WSJ는 이런 후유증은 대체로 약한 수준에 속하며 전문가들은 이런 반응을 정상적인 상태로 본다고 전했다. 피츠버그대 백신 연구센터의 폴 드브렉스소장은은 “당신의 몸에서 뭔가 다른 것이 있다는 신호가 온다는 건 정말 좋은 신호”라며 “면역 시스템은 그것을 인식하고 코로나19 병원체(SARS-CoV-2)에 대한 항체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주 영국에서는 화이자 백신을 맞은 일반인 2명이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알레르기 병력 때문에 평소에도 아드레날린 주사를 소지하고 다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미국에서도 알래스카에서 접종한 중년 여성 한 명이 유사한 증상을 겪었다.

16일(현지시간) 산타로 분장한 한 의사가 화이자 백신을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에게 투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FDA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 자문위원회(VRBPAC)는 17일(현지시간) 모더나 백신의 긴급 사용 권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승인이 떨어지면 미국에선 22일(현지시간)부터 모더나 백신 첫 590만 회분의 배포가 시작된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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