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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라도 3단계를".."코로나 아직 버틸만" 미적대는 정부

지홍구,정슬기,최현재 입력 2020. 12. 17. 18:09 수정 2020. 12. 1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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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연속 1000명대 확진 불구 거리두기 격상 대립각
432명 하루 최다확진 서울시
"3단계 망설일 이유 없어"
이재명 "5인이상 집합금지"
경기도 행정명령 검토
2.5+α로 고삐 조이는 정부
"방역통제망 붕괴 아직 아냐"
게임술집 '홀덤펍'도 영업금지

◆ 코로나 재확산 비상 ◆

17일 경기도 김포종합운동장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1000명을 넘기는 등 감염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지만 정부는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대신 '2.5단계+α' 지침을 발표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14명 늘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1000명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에서 코로나19 치료 병상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확진 후 사흘간 입원을 기다리다가 사망한 사례도 처음 나오는 등 이틀간 사망자가 47명이나 발생했다.

그러나 정부는 당장 3단계 격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어떻게든 3단계로 격상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다"며 "이번주에는 비판받을 각오를 하고 검사 수를 확 늘렸는데, 이번주까지는 (검사 수 대비 확진자 비율 등) 추세를 보고 다음주에 (3단계 격상 여부를) 판단해도 늦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 대신 정부는 '2.5단계+α' 대책으로 방역망 고삐를 더 죄기로 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현재 수도권 2.5단계에서 제기됐던 문제를 보완하기로 했다"며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술을 마시면서 카드 게임을 하는 '홀덤펍'은 19일부터 28일까지 열흘간 집합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규제 사각지대인 무인 카페는 일반 카페와 마찬가지로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된다. 수도권 숙박시설이나 파티룸도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이 입실하면 퇴실 조치하도록 했다. 최근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스키장에 대해선 밤 9시 이후 운영을 중단해줄 것을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했다.

정부가 3단계 격상을 머뭇거리자 지난 16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가장 많은 432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서울시는 물론 경기·대구·대전·전북 등이 거리 두기 3단계 조기 격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우영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17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주간 평균이 전국적으로 800명이 넘어가면 3단계를 시행할 수 있다"며 "2주 동안 강력하게 봉쇄해서 감염 확산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여러 단계별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서울시는 "3단계 격상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이재명 경기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송하진 전북도지사, 허태정 대전시장 등도 정부 측에 3단계 격상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에 '조기 3단계 격상'을 압박해온 이재명 지사는 자체적으로 고강도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5인 이상 집합금지'를 도민에게 권고하며 행정명령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10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3단계 조치보다 강한 것이다. 이 지사는 "무증상 감염자들이 퍼져 있는 상황에서 피해를 줄이려면 모임을 최소화하고 거리 두기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며 "도민 여러분께 실내외를 불문하고 5인 이상 사적인 모임 금지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3단계 격상이 늦어져선 안 된다고 충고한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3차 유행 초기에 단계 격상을 서둘렀어야 했는데 실기했다"며 "지금 3단계로 격상하면 과거만큼 드라마틱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감염자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에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지금 정부가 뚜렷한 메시지를 주지 않는 것이 가장 문제"라며 "정부가 미적거리지 않고 제대로 된 메시지를 주면 우리 국민은 잘 따라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수치적으로 이미 방역당국이 제시한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기준은 충족된 상태다. 3단계 기준은 전국 주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가 800~1000명 이상이거나 2.5단계에서 전일 대비 2배 이상 확진자 발생인데, 이미 전국 주 평균 확진자가 전날 0시 기준 832.9명을 기록해 3단계 격상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경제적 충격을 우려하는 정부가 여전히 3단계 격상을 주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 반장은 3단계 격상과 관련해 "3단계를 판단하는 중요한 개념적 기준은 방역 통제망이 상실됐느냐, 의료 체계 수용 능력이 초과했느냐 등 크게 두 가지"라며 "이 두 가지 '키(key) 질문'으로 보면 아직까진 (국내 상황은) 어느 정도 여력을 가지면서 견뎌내는 상황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정부는 거리 두기 상향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수본이 지난달 중순 이후 휴대폰 이동량을 분석한 결과 지난 주말(12월 12~13일) 전국 이동량은 수도권 2448만8000건, 비수도권은 2673만7000건 등 총 5122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말(12월 5~6일)보다 12% 줄어든 것이다.

정부가 3단계 격상에 신중한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소상공인 등의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3단계로 격상되면 10인 이상의 모임·행사가 금지되고 영화관, PC방, 놀이공원, 이·미용실, 대규모 상점·마트·백화점 등 대다수 다중이용시설 운영이 중단된다. 전국적으로 202만개 시설 운영이 제한되기 때문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가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

[지홍구 기자 / 정슬기 기자 /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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