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시·군 '소멸 위험'..'소멸의 땅' 경남
[KBS 창원]
[앵커]
네, 이렇게 경남 서부권의 제2 성장을 위한 노력이 야심 차게 진행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이 극심한 인구 유출로 '소멸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 실태, 이형관 기자의 보도로 먼저 보시고, 취재기자와 좀 더 자세한 내용 짚어 보겠습니다.
[리포트]
경남의 시골 마을 어귀, 지나가는 사람을 만나기가 힘듭니다.
[허덕순/의령군 궁류면 : "저 집이 20년 동안은 (사람이) 왔다 갔다 했고, 한 10년은 오지도 않아. 저렇게 쑥대밭이 돼서 들어가지도 못해. 그렇게 빈집이고..."]
잡초가 무성한 빈집 터에는 곳곳에 돌담과 축대가 무너져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현재 이 마을에 사는 사람은 25가구 35명, 의령군은 해마다 전체 인구도 줄어 소멸 위험 지역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상호/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 "면이나 군 지역들은 지방 소멸이 거의 완성 단계에요. 이 지역을 떠날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 떠나버려서, 자연적인 인구 변화, 즉 '사망'만 존재하는 거죠."]
면 지역 초등학교도 마찬가지, 6학년 학생은 단 3명뿐입니다.
쉬는 시간에도, 복도며 운동장이 적막합니다.
20년 전만 해도 전교생이 50명이 넘었지만, 지금은 11명으로 줄었습니다.
[이희숙/의령 궁류초등학교장 : "제가 생각할 때는 한 그래도 10년 안에는 폐교가 되지 않을까. 일단 5년 이후는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필수 의료시설조차 유지할 수 없는 곳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동군의 한 종합병원, 인구 4만5천여 명의 하동군에서 유일하게 응급실을 갖췄습니다.
하지만 의료진을 구하지 못해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 C등급을 받으면서 조만간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더이상 적자 폭을 견디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천형/새하동병원장 : "계속해서 이제 의료인의 인력을 점점 구하기 어려워지다 보니까...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패일하면 대개 이제 지원금의 감액, 그걸 먼저 줄이고요."]
이곳이 문을 닫으면 하동군 응급 환자들은 진주나 광양까지 가야 합니다.
제때 치료해야 하는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조윤환/하동군 옥종면 : "이 병원이 없어지면은 우리 하동에는 치명적입니다. 이 병원이 꼭 유지가 돼야 해. 문을 닫는 경우가 생겨선 안 되죠."]
수도권이 비대화되는 반면,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지방, 생존마저 위태로워 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
이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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