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메멘토 모리' 남긴 박영관 전 검사장 "윤 징계 결정 법치주의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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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하늘을 나는 새를 떨어뜨릴 것 같은 기세도 결국 언젠가는 꺾인다는 건 동서고금의 평범한 진리다.
박영관 전 제주지검장이 2009년 1월 검찰을 떠나면서 퇴임식에서 한 말이다.
박 전 지검장은 "로펌 동인이 윤 총장 변호에 나선 것은, 추미애 편이냐 윤석렬 편이냐 하는 치졸한 편가르기에서 비롯된 것이 결코 아니다. 법치주의, 법의 지배와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라고 판단했기에 변호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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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지금은 하늘을 나는 새를 떨어뜨릴 것 같은 기세도 결국 언젠가는 꺾인다는 건 동서고금의 평범한 진리다.
“문득 구 로마정국 시절 군중들이 개선장군을 환호하자 옆에 있던 노예 한 사람이 ‘메멘토 모리’를 외쳤다는 일화가 생각난다. 아무리 영광스러운 자리라도 모든 것은 변하니 겸손하고 교만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느냐?”
박영관 전 제주지검장이 2009년 1월 검찰을 떠나면서 퇴임식에서 한 말이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2002년 대선 당시 ‘병풍사건’을 수사한 경력 등으로 인해 이명박정부에서 두차례나 좌천성 인사를 당한 끝에 검찰을 떠났다. 김대중정부에서 법무부 검찰 3·2·1과장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맡을 정도로 잘 나갔던 검사다.
박 전 지검장이 17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사태 논쟁에 가세했다. 자신이 소속한 로펌 ‘동인’의 동료인 이완규 변호사가 윤 총장을 변호하고 있어 의견 표명을 자제하면 사태를 지켜봐 왔다는 그다.
박 전 지검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징계 위원회 결정이라는 것을 보니 법치주의가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 두려운 마음까지 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촛불혁명 후 등장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큰 기대를 했다. 그의 정직하고 소탈한 성품과 사심 없어 보이는 모습을 신뢰하고 지지를 보냈다”면서 “그러나 인내하며 지켜본 몇 년 동안 기대가 실망으로 변한 것도 사실”이라고도 했다.
박 전 지검장은 “로펌 동인이 윤 총장 변호에 나선 것은, 추미애 편이냐 윤석렬 편이냐 하는 치졸한 편가르기에서 비롯된 것이 결코 아니다. 법치주의, 법의 지배와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라고 판단했기에 변호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4년 세월호 사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칼럼을 썼다가 문제 된 일본 산케이신문 특파원 사건을 변호했던 것도 “외국 기자라도 변호를 받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신념에 기초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박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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