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올려도 재택근무 '권고', 연말 주요호텔은 '만실'
국내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1000명대를 오르내리며 최근 1주간(11~17일) 해외유입을 제외한 국내발생 일평균 확진자 수가 883명을 기록했다. 전날 833명에서 50명 늘었다.
이틀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기준(800~1000명)을 충족한 셈이다. 언제든 3단계로 높일 수 있지만 ‘일상 셧다운(전면 중단)’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정부는 결단을 미루며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문제는 최후의 보루인 3단계로 격상해도 방역효과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3단계 조치 속에서도 소규모 모임은 가능해 곳곳에서 ‘방역일탈’이 이뤄질 수 있고 이를 연결고리로 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
2.5단계와 마찬가지로 클럽·룸살롱 등 5개 유흥시설은 영업을 할 수 없고 카페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음식점도 지금처럼 오후 9시 이후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50명 이상 실내 모임·행사 금지가 10인 이상으로 강화된다.
하지만 10인 미만 모임은 여전히 가능하다. 기업 재택근무도 강제가 아닌 권고 사항이다. 이번 3차 대유행은 가족·지인 모임 등을 통한 일상 감염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단계를 높여도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2단계 거리두기 효과가 크지 않아 한계를 드러냈다"며 "국민 참여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단계 격상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지난 주말 등산로 곳곳에서는 등산객들이 한데 모여 식사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학원이 문을 닫자 학부모들은 스터디카페를 빌려 학원에 수업을 요청하기도 했다. 호텔 라운지 클럽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춤판을 벌이는 영상이 언론에 보도됐다.
유흥주점 영업이 막히자 주택가 변두리 노래연습장을 빌려 단골 고객들을 상대로 무허가 영업을 하다 적발된 곳도 있었다. 주민들 제보와 경찰 수사에 의해 파악되는 만큼 이처럼 음성적으로 운영되는 업소들의 규모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부가 내년 1월3일까지를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스키장에 대한 방역관리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집단감염을 막지는 못했다. 강원도 평창 스키장 관련 확진자는 현재 17명으로 늘었다.
수도권을 벗어나 비수도권에서 원정 모임을 가지려는 사람들도 있어 다른 시도로 코로나19가 전파되는 ‘풍선효과’도 우려된다. 제주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와 연말 기간 주요 호텔의 예약률은 25~60%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거리두기가 ‘사회적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가족·친구 등 ‘일상적 관계’까지 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라고 하니 ‘밖에서만 하고 집에선 안심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거리두기 명칭을 '사람간 물리적 거리두기'로 바꿔야 한다"며 "가족들끼리도 서로 감시하고 가급적 식사시간도 따로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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