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제주 빼고 전국이 규제지역..비웃는 '시장' 태평한 '정부'
서울 규제를 강화하자 수도권이 들썩였다. 이때부터 정부는 아파트값이 상승하는 곳만 골라 집중 규제하는 이른바 '핀셋규제'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효과는 단기에 그쳤다. 경기 고양(일산)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자 수요는 김포로 옮겨갔다. 김포가 묶이자 파주가 뛰었고 파주를 규제하자 고양 집값이 다시 들썩였다. 이같은 풍선효과는 최근 전국 중소도시까지 번졌다.
이미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포착되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 3분기 서울거주자가 지난 3분기에 경기도를 제외한 지방에서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산 곳이다. 그 중 원주시에서 45%의 거래가 이뤄졌다.
올해 초 3억 초반대로 거래되던 전용 84㎡의 원주더샵센트럴파크4단지는 지난달 1억원이 올라 4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어 "주요 도시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가 강화되면서 주택시장 전반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번에)상당수 대도시와 지방도시가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서 양도세와 보유세 등이 중과되기 때문에 다주택 수요가 주요 도시에 진입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일부 부분적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전국적) 차원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에 정부과 시장의 예상범위를 뛰어넘는 지역까지 모두 규제지역으로 지정했지만 '풍선효과'는 또 다시 되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지정은 과거 학습효과를 중심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유동성 장세가 계속되는 상황이라 구멍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과거 정부도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를 모르지 않았지만 광범위하게 규제지역을 지정하는데 대한 부담으로 부분적으로만 지정한 것"이라며 "결국 이제 이 문제는 국토부만이 아니라 기재부 등과 함께 세제전반을 개편해야 부동산으로 흐르는 자금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집값상승의 모멘텀은 충분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비규제지역인 경우 각종 세제혜택과 대출혜택을 받게 되는데 이러한 사각지대를 찾아내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결국 공급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고 교수는 "비규제지역으로 몰리는 수요는 투자자보다는 실수요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전세물량이 줄고 전세금이 오르는 상황이라 전세난이 잦아들지 않는 한 실수요는 꾸준히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핀셋규제, 읍면동 규제를 한다고 가격 정보시스템, 근거자료가 대부분 시군구별로 나오기 때문에 동별 가격정보가 명확하지 않다"며 "같은 동이라도 단지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다. 부작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어 규제지역에 대한 제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토부는 설사 풍선효과가 우려된다고 하더라도 규제지역 일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선제적 대응'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한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규제지역을 조정하려면 지정 요건을 낮춰야 하는데 조정대상지역에서는 굉장히 민감하다"며 "예민한 주제라 아직까지 검토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선제적 규제지역 대응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다. 앞서 서 교수는 '선제적 대응'을 강조했지만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미리 규제지역을 지정하면 실수요자들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고 모든 국민이 '투기혐의자'로 몰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 불안 현상이 일어나는 시점과 정책 시행 간 시차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을 높이는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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