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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드론업계 지각변동 이뤄지나

송경재 입력 2020. 12. 2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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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중국 드론업체 DJI의 드론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애플리케이션 운용과 관련해 시범 비행을 하고 있다. 미국은 18일 DJI를 블랙리스트 기업에 포함했다. 사진=로이터뉴스1

세계 1위 드론 업체 중국 DJI가 미국의 블랙리스트 기업 명단에 오르면서 세계 드론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DJI는 지난 2017년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 공안당국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고 경찰드론을 납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신장위구르는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이 지역 회교도들을 교화 명목으로 강제수용소에 수용해 인권탄압 비판을 받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19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상무부가 전날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최대 반도체 업체 SMIC 등 중국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할 때 DJI도 함께 명단에 올랐다.

미 상무부는 DJI가 중국의 인권탄압을 도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미 상무부 관계자는 DJI 드론들이 중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인권탄압에 활용됐다고 지적했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감에 따라 DJI는 미국 공급업체로부터 납품을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는 전세계 드론 시장의 재편을 몰고 올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카메라가 달린 드론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DJI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비록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이름이 올라 각종 규제를 받게 됐지만 "미 고객들은 게속해서 DJI 제품을 정상적으로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DJI는 미 행정부를 비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상무부 조처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DJI는 과거에도 미국이 드론 시장을 장악한 DJI를 견제하기 위해 규제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인권탄압 등은 그냥 허울일 뿐 세계 1위 드론업체인 자사를 견제하기 위한 상업적인 목적이 숨겨진 진짜 목적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DJI의 블랙리스트 등재는 시간문제였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DJI 경쟁사인 미 드론업체 스카이디오의 규제·정책 부문 책임자 브렌던 그로브스는 "DJI가 더 일찍 명단에 오르지 않은 것이 되레 놀랍다"고 말했다.

그로브스는 DJI가 지난 4년간 신장 지구에서 한 해에 수백만달러를 벌여들었다고 비판했다.

DJI는 2006년 설립 이후 거의 모든 경쟁자들을 물리쳐왔다. 소비자들이 감당 가능한 수준의 가격대를 유지하면서도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드론을 공급한 덕이다.

신장위구르 지역 감시 장비 납품 등 중국 정부와 유착을 통한 막대한 지원이 이같은 가격 경쟁력의 바탕이 아니었겠느냐는 의심을 받는 배경이다.

공식 통계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DJI가 전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의 70~80%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계 상업용 드론 가운데 70% 이상이 미국에서 팔린다.

올해 미국에서만 사진가들이 사들인 드론이 70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DJI는 그러나 미국의 블랙리스트 지정으로 심각한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DJI의 미국산 장비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DJI가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잘 보여준다.

화웨이는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이름이 오른 뒤에도 한동안은 그동안 쟁여뒀던 부품으로 버텼지만 부품이 고갈되면서 시장에서 밀리기 시작하고 있다.

DJ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 필수품을 공급하는 무인 드론기 등 일부 항목과 관련해 계속 관련 부품 수입이 가능하겠지만 그외 품목에서는 미국 정부로부터 강도 높은 규제를 받게 될 전망이다.

미 상무부는 블랙리스트들 발표하면서 미 기술을 사용하는 업체들이 면허를 받아야 이들 업체에 수출할 수 있다면서 면허절차는 '불허'를 전제로 이뤄지게 된다고 밝혔다.

미 드론 스타트업인 임파서블 에어로스페이스 창업자 스펜서 고어는 DJI가 이번 조처로 주요 설계를 대폭 변경하기 전에는 생산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DJI에 정통한 소식통 일부는 DJI가 부품 가운데 상당수를 미국 이외 지역에서 수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재에도 불구하고 생존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조처로 명성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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