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숟가락의 설탕..혹한 속 동물을 구한다 [개st상식]

이성훈 입력 2020. 12. 20. 09:17 수정 2020. 12. 2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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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뚝 떨어지는 요즘 날씨는 유기동물이나 길고양이에게 치명적입니다.

영하의 날씨에도 물이 얼지 않게 보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겨울철 동물에게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목마른 동물들은 설탕 한 숟가락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습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 속에서 척박한 빌딩 숲 길고양이, 보호소 동물들은 인간의 도움 없이 물을 마실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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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식수난 시달리는 길고양이와 유기동물
체중 1kg당 매일 50g의 물 마셔야
설탕 한 숟갈..핫팩, 스티로폼 활용하면 큰 도움
겨울철 길고양이, 보호소의 동물들은 식수난에 시달린다. 길바닥의 물조차 얼어붙어 타는 목마름을 해소하지 못하는 것. 수의사들은 길고양이가 5일 넘게 물을 마시지 못하면 생명이 위급해진다고 조언한다. quora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뚝 떨어지는 요즘 날씨는 유기동물이나 길고양이에게 치명적입니다. 매서운 추위 탓에 동물들이 마셔야 할 식수가 꽁꽁 얼어 버리기 때문인데요. 특히 수분 섭취가 부족한 길고양이들은 겨울철이면 탈수, 고혈압, 신장질환에 취약해집니다.

미국 메릴랜드대학 크리스 리드 수의학 교수는 “고양이는 5일 이상 물을 마시지 않을 경우 생명이 위급해진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겨울철 동물을 돌보는 봉사자들은 동물들에게 마실 물을 공급하느라 진땀을 흘리죠.

영하의 날씨에도 물이 얼지 않게 보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겨울철 동물에게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척박한 도시 속에서 동물들은 굶주림에 시달린다. 인간의 도움이 없다면 야생동물들은 생존할 수 없다. pawculture


"물이 꽁꽁 얼었어요ㅜㅜ" 겨울이 되면 유기동물 보호소에서는 식수가 얼어붙는다. 물 그릇을 수시로 교체하느라 보호소들은 일손이 부족할 지경이다. topdogtips
한 숟가락의 설탕, 효과는 뛰어나다

순수한 물 분자는 0도 이하에서 뭉쳐 얼음이 됩니다. 만약 물 분자 사이에 다른 물질을 넣는다면 물 분자끼리 얼어붙는 것을 방해할 수 있죠. 그러면 영하보다 추운 날씨에도 동물에게 물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순수한 물 분자들은 0℃에서 얼어붙으며, 설탕이나 소금 분자가 끼어든다면 더 낮은 온도에서도 얼지 않는다. 또한 음료수를 얼리면 끝맛이 더 달콤한데, 그 이유는 얼면서 다른 물질의 분자는 밖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theconversation


능숙한 캣돌보미들은 생수에 설탕이나 소금을 섞습니다. 가령 설탕을 물에 녹이면 설탕 분자가 물 분자 사이에 끼어들어서 얼어붙지 못하게 방해하거든요. 농도 6% 기준으로 어는점을 확인하면 설탕물은 -2도, 소금물은 -4도가량입니다. 일회용 즉석밥 용기(200ml)에 물을 준다면 밥숟가락만큼 설탕·소금을 섞으면 됩니다.

지난 16일(기온 최저 -9도, 최고 -4도) 설탕 한 숟가락을 섞은 설탕물 한 그릇(200ml)을 야외에 뒀습니다. 2시간이 지나도 물은 얼지 않았고, 6시간이 경과하자 살얼음이 얼기 시작했습니다. 목마른 동물들은 설탕 한 숟가락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습니다.

물을 계속 흐르게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흐르는 물의 경우 물 분자가 계속 움직이므로 혹한 속에서도 쉽게 얼지 않거든요. 마침 고양이들은 본능적으로 신선한 물을 선호하는데, 이런 습성을 고려해 시판 중인 고양이 급수대는 끊임없이 물을 위아래로 순환시킨답니다.

"신선한 물만 마신다옹" 개, 고양이는 흐르는 물을 선호하는 습성이 있다. 분수형 급수대는 이를 고려한 장비이며, 추위 속에서도 물을 얼지 않게 보존하는 효과도 있다. quora
그릇을 따뜻하게 만드는 방법

물을 보다 오랫동안 보존하고 싶다면 그릇을 따뜻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 방법으로 영하 10도의 날씨에도 하루 종일 물을 얼지 않게 보관할 수 있죠.

가장 손쉬운 방법은 핫팩을 물그릇 바닥에 붙이는 겁니다. 핫팩은 8~15시간 동안 그 온기를 유지하므로 그만큼 물을 얼지 않게 보호합니다. 일회용 핫팩보다는 전자레인지로 데워 사용하는 다회용 핫팩이 경제적입니다.

국내 어느 캣돌보미가 개발한 물그릇도 있는데요. 스티로폼, 다회용 핫팩, 플라스틱 용기를 활용해 보온 효과를 높였습니다. 제작자인 김선주씨는 “영하 10~15도의 요즘 추위에도 하룻밤 정도는 거뜬하게 물을 보존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국내 블로거가 만든 얼지 않는 물그릇. 다회용 핫팩과 스티로폼을 활용해서 영하 15도의 날씨에도 반나절 가량 식수를 공급할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 건강한밍키


영하 15도의 날씨. 핫팩을 설치한 물그릇(왼쪽)은 얼지 않았지만 보온재를 두지 않은 물그릇(오른쪽)은 완전히 얼었다. 네이버 블로그 건강한밍키


발열 기능이 있는 물그릇을 구매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주로 해외 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죠. 다만 콘센트를 꽂는 방식이라 이용하는 데 제약이 많습니다. 비교적 따뜻한 공간인 열기구의 실외기 주변 혹은 실내 복도에 식수를 두는 방안도 있지만 이는 이웃들의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전기를 이용해 보온하는 물그릇. 해외 직구해야 하며 가격은 약 4 ~ 5만원 선이다. waterev
목마른 동물에게 건네는 따뜻한 한모금

동물들은 체중 1kg당 50g의 물을 매일 마셔야 합니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강추위 속에서 척박한 빌딩 숲 길고양이, 보호소 동물들은 인간의 도움 없이 물을 마실 수 없죠.

동물들은 오늘도 얼어붙은 물그릇을 핥습니다. 가엾은 그들에게 설탕물 한 모금 내미는 것은 어떨까요.

동물은 체중 1kg당 약 50g의 물을 매일 마셔야 한다. 소형 동물인 고양이의 경우, 5일 이상 물을 마시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진다. iheartcats

이성훈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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