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 코로나19 팩트체크 나선 까닭은

류호 2020. 12. 20. 09: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 SNS서 팩트체크 시리즈 연재
"공포감 부추겨서 K-방역 체계 흔들어선 안 돼"
"코로나 백신은, 접종 시기보다 안전성 담보가 중요"
10월 13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의사 출신 국회의원인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로 알리기에 나섰다. 신 의원은 자신의 전문 영역을 살려 방역 당국의 대응 체계를 보완하고,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K-방역 지킴이'를 자처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신 의원은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 올 상반기 코로나19 확산 이후 현장에서 환자 치료 등에 나섰고, 방송 등에서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알렸다. 이후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공천을 받고 4·15 총선에서 당선됐다.

신 의원은 17일부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신현영의 코로나19 팩트 체크' 시리즈 연재를 시작했다. 우선 온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팩트 체크에 들어갔다.

최근 SNS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고 있어 정확한 사실을 알길 원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 더욱이 연일 1,000명을 넘나드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공포감은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특히 국내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영국과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선 긴급 사용 승인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우리나라는 백신 구매와 접종을 정확히 언제 시작할지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선구매 계약을 맺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늦어질 가능성이 나오면서 정부의 백신 확보 계획에 의문을 갖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에 "우리나라를 백신 후진국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정보 접근성 활용해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 알릴 것"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코로나19 팩트체크 글. 페이스북 캡처

신 의원은 이런 상황을 내버려 둘 경우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만 커져 K-방역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두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

신 의원은 18일 한국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팩트 체크를 시작한 이유를 "백신 수급이 중요한 화두인데, 야당은 정치적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국민에게 지나친 공포를 주고 있다"며 "K-방역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국회가 되기는커녕 방역 당국의 발목만 잡는 모양새가 될 것 같아 직접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잘못된 사실 관계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면 국민 분열과 갈등만 낳게 된다"며 "코로나19 대응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선 정치적 공방이나 야당의 공세를 선제적으로 막을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의 목표는 정확한 사실 전달로 국민의 불안감을 낮추는 것이다. 정부 대응에 대한 신뢰가 깔려 있어야 국민이 생활 방역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정부와 국민이 하나 돼 철저한 방역 활동을 벌여야 하는데, 야당이 이를 방해하고 있다는 게 신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정부로부터 실시간 보고를 받아 많은 정보를 알고 있지만, 다른 상임위 의원들이나 일반 국민은 정보를 그 만큼 잘 알 수 없다"며 "정보 접근이 유리한 위치에 있는 만큼 국민들이 궁금증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드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등 다른 백신 구매,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진전"

10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제니차에서 촬영한 화이자의 로고와 코로나19 백신 모습. 제니차=로이터 연합뉴스

신 의원이 올린 백신 관련 팩트 체크는 세 가지다. 백신과 신약은 무엇보다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과 백신 구매 지연에 대한 비판이 지나친 공격이라는 이유를 담았다.

신 의원은 시리즈의 시작으로 'K-방역이 실패했다고 폄훼하면 백신이 나옵니까'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야당이 백신 구매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 방역 체계를 흔들고 있다고 비판한 내용이다. 이와 함께 백신과 신약은 접종 시기보다 안전성 담보가 최우선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백신은 효과 못지않게 안전성이 중요하다"며 "우리나라처럼 안정적인 방역을 유지하는 상황에선 얼마나 빠르게 접종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안전한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효과성·안전성 점검은 백신의 임상시험 데이터가 공개돼야 판단할 수 있다.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며 "생명에 직결될 수 있는 백신은 확실하게 검증된 후에 접종돼야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신 의원은 두 번째로 '돌이킬 수 없는 계약 단계에 있다는 게 정부의 확답'이란 글을 올렸다. 보건 당국이 백신 확보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뛰고 있고 선구매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외에 화이자 등 다른 백신 구매도 임박했다고 전했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백신 확보 현황 및 예방 접종 계획 보고를 들었다"며 "정부가 6월부터 백신 구매 노력을 했다는 걸 확인했고, (아스트라제네커 외에) 화이자 등 다른 백신도 '돌이킬 수 없는 계약 단계'에 있다는 확답도 받았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백신 구매가 어려운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누가 봐도 과하다 할 분량인 인구 1인당 5~10회분의 백신을 선구매한 나라들의 국부가 놀랍지만, 우리나라는 예산을 그렇게 편성하고 사용할 수 없다"며 "개발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하는 처음 가보는 길로, 이런 예산을 집행해 본 사례도 없고 100% 완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안전성 검증이 끝난게 아니기 때문에 완벽히 만들어 진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각국이 긴급 사용 승인을 통해 접종이 이뤄지는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병상 확보 팩트체크, 부족한 점 꼼꼼히 챙길 것"

18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컨테이너 임시병상 공사현장 모습. 뉴시스

신 의원은 '③해마다 다국적 기업 백신만 기다릴 순 없습니다'란 내용을 백신편 마지막 글로 정리했다. 그는 "이번 백신 구매 논란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교훈은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백신 개발 기술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점"이라며 "해마다 다국적 기업이 개발한 백신만 기다리고 있을 수 없으니 더 많은 투자로 백신 개발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백신편에 이어 병상 확보에 대한 글을 준비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입원할 여유 병상이 없다면 그만큼 국민의 불안도 커지기 때문이다.

그는 "다음 주 상급 종합병원장들과 모여 병상 확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며 "민간 병원의 병상과 인력 협조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국민에게 알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입원 시스템과 중환자 수용 시스템 등 검사부터 확진 판정, 입원 과정을 살펴 제도적으로 부족한 점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