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징계위 비판에 쏟아진 공격..김종민 변호사, 로펌 떠난다

나운채 2020. 12. 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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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변호사가 지난 7월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수처 설치 문제점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린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징계위)를 향해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팔아먹은 대한민국의 역적으로 등극한 것을 축하한다”고 비판한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54·사법연수원 21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가 소속 로펌을 떠나기로 했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초기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김 변호사는 2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로 인해 법인과 구성원들이 외부로부터 집중적으로 공격을 당하는 상황이 일어났다”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고, 떠나는 게 도리가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향후 사법제도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종민 “보다 책임 있게 처신할 때 됐다”

김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글을 올려 “제 글이 언론에 기사화되면서 법무법인 홈페이지가 또다시 다운됐고, 법인에서 입장문까지 발표하는 상황이 돼 제가 법인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전날은 그의 생일이었다.

김 변호사는 글에서 “늘 마음 한쪽에 부담이 있었는데, 보다 책임 있게 처신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사회에 조금이라도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 왔는데 이제 새로운 전환점에 서게 됐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앞서 지난 16일 징계위가 윤 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리자 “징계위원들 쇼하느라 고생 많았다”며 “문재인 정권은 더 이상 정상적인 국가통치권력이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이전에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을 향한 비판 글을 SNS에 게시했고, 여권 지지자로부터 맹비난을 받았었다.

김 변호사의 글이 올라온 이후 소속 법인 홈페이지는 먹통이 됐고, 법인 및 구성원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김 변호사와 같은 법인 소속인 박영관(68·13기) 전 검사장은 “언론 표현의 자유에 기초한 개인적 주장으로 이해해 달라”고 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 출신 김종민 변호사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제도 바뀌지 않으면 현상도 바뀔 수 없다”

김 변호사는 내년 설날 전까지 맡고 있던 사건을 마무리하고, 법인을 나갈 예정이다. 향후 행보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변호사 업무와 함께 정책 연구 등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한다. 김 변호사는 “언론사 필진 등 글을 쓸 기회가 많고, 반부패 등 제도개혁과 관련해서 책도 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 사법제도 선진화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변호사는 현직 시절 프랑스대사관 법무협력관, OECD 뇌물방지회의 정부대표 등으로 일했었다.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검찰 제도, 사법 개혁, 법조인 양성 등 유럽에서 이미 논의됐었던 주제를 국내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도입해야 할지 연구하고 싶다”는 게 김 변호사의 희망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형사사법 제도뿐만 아니라 일반 사법제도 등 전반이 낙후돼있고, 시대를 못 따라가는 부분이 많다”며 “제도란 국가의 무형적 인프라(Infra)인데 저비용 고효율로 정교하게 설계된 사법제도가 결국 국가발전 원동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현상은 바뀔 수 없다”며 “능력이 되는 한 그런 쪽으로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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