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사람 많아 무서울 정도"..'3단계 기로' 주말 대형마트 북적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3차 대유행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논의 중인 가운데 서울 시내 대형마트들의 고객이 평소 주말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집에 머무는 사람이 더 많아지면서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재고 물품이 동나는 등의 '사재기' 현상은 찾기 힘들었다.
지난 19일 오후 6시30분 서울 노원구의 한 대형마트는 쇼핑을 하러 나온 인파로 북적였다. 주차장은 주차하려는 차들로 붐볐고, 통로가 넓지 않은 정육·수산 등 신선식품 코너에 특히 사람들이 몰렸다. 계산대마다 10여팀이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도 연출됐다.
고객 A씨는(50대·남성) "10분 정도 기다려서 겨우 계산을 끝냈다"며 "인파가 많은 것도 있지만, 한 고객당 구매 품목이 많아 더 계산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객들의 카트(손수레)에는 냉동식품·즉석식품 등 식료품과 두루마리 휴지 등의 생필품으로 가득찼다. 재고 물품이 동나는 등의 '사재기' 현상은 없었지만, 빠르게 판매가 이뤄지면서 직원들은 라면 등의 식품 재고를 채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고객 신모씨(31)는 "3단계가 격상되면 출근, 등교가 불가능해지는 등 기존보다 외부 활동이 더 제한적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에 따른 필수품을 구입하다보니 양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대형마트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서초구의 한 마트에는 오픈하자마자 고객들이 몰려들었고 중랑구의 대형 창고형 할인점도 오전부터 물건을 사려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진입하는 차량이 많아 주차장을 들어가는 데만 30여분이 소요될 정도였다. 이곳에서도 대부분의 고객들이 식료품과 냉동식품을 다량으로 구매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딱히 사재기처럼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거리두기 3단계를 할 수도 있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고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고 먹거리를 평소보다 더 많이 구매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대형마트에서는 주요 식료품 매출이 예년대비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는 이번 주말 동안(지난 18~19일) 전년 동기 대비 전체 매출이 6.1% 늘었고, 특히 라면(12.5%), 상온밥·죽(28.2%), 생수(13.8%) 등의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두루마리 휴지(15.8%)의 매출도 뛰었다.
지난 11일∼17일 이마트에서도 라면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6.4% 늘었고 축산(26.2%), 양곡(24.1%), 채소(21.0%), 과자(17.2%), 과일(10.9%) 등의 매출도 상승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재택근무 및 휴교를 해 집밥을 먹는 인구가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생필품 및 신선식품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20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097명을 기록하는 등 닷새째 1000명을 웃돌자, 정부는 가장 높은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인 '3단계' 격상을 조심스레 검토 중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앞서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대형마트는 생필품 구매를 허용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며 "(그보다 규모가 작은) 마트나 편의점도 생필품 판매는 허용하되, 입장 인원을 제한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대형마트에도 사람이 몰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구역이 있을 수 있다며 이 부분을 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푸드코트에서도 사회적 거리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포착됐다. 19일 저녁, 노원구의 한 대형마트 내 푸드코트는 끼니를 챙기러 찾은 고객들로 테이블이 가득 찼다. 푸드코트는 특성상 수많은 식당이 제한된 수의 공용 테이블을 쓰는 만큼 일반 식당에 비해 밀집도가 높아 위험성이 높아보였다.
고객 B씨는 "마트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 것은 처음 본다. 너무 많아 무서운 느낌까지 든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킬 수 있도록 감시 인력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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