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 낮춘 LNG추진선, 새해 韓조선 선봉장
"LNG연료, 저유황유보다
하루 8천달러 비용 덜들어"
'기술력 1위' 韓 날개단 격
내년 600척 수주 전망도
中과 경쟁서 우위 굳힐듯
20일 영국 선박중개업체 깁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연료로 LNG를 활용하면 저유황유를 쓸 때보다 하루 7732달러(약 850만원)의 비용이 절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유황유는 하루에 1만9250달러(약 2110만원) 연료비가 드는 반면, LNG는 이보다 7732달러(약 850만원) 적은 1만1518달러(약 1260만원)에 불과했다. LNG 추진선은 일반 선박보다 가격이 10~20% 더 비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저유황유를 쓰는 게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연료비 차이가 상당해 10년 이상 선박을 장기 사용한다면 LNG 추진선이 더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LNG 연료 공급망이 확대되고 있어 추후 연료비가 더 낮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올해 초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시행 이후 선사들은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LNG 연료 추진이 가능하도록 선박을 개조 및 신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유럽지역 선주와 LNG 연료 추진 VLCC 10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예상 수주액만 1조원이다. 비슷한 시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인 애드녹으로부터 VLCC 3척을 2820억원에 수주하기도 했다. 이 계약에는 LNG 연료 추진으로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4월 버뮤다 지역 선사와 LNG 연료 추진 VLCC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다.
국내 조선 3사의 LNG 추진선 수주 실적은 현재까지 총 72척이다. 회사별로는 한국조선해양이 44척으로 가장 많고 삼성중공업 20척, 대우조선해양 8척이다. 내년부터는 수주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 세계에서 LNG 추진선 비중은 1%가 안 될 정도로 낮지만, 향후 5년 내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종국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암모니아 등 '100% 친환경' 연료로 갈 수밖에 없다"며 "과도기적 대안으로 LNG 연료가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바라보는 분위기도 조선업계와 다르지 않다. 하나금융투자는 내년부터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하는 선박은 모두 LNG 추진선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내년 국내 조선사의 수주량은 전 세계 발주량(1098척)의 과반인 600척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2022년에는 1663척 중 950척을, 2023년에는 2235척 중 1500척을 수주할 것으로 봤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1만7300여 척 중고 선박이 향후 10년 내 LNG 추진선으로 전부 교체된다고 가정하면 연평균 1500~1700척의 발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조 바이든 시대'가 친환경 기조를 보다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긍정적이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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