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 저격한 고고학자 "역사 아니라 '구라 풀기'..다 틀렸다"

최은영 2020. 12. 2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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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고고학 전문가가 tvN의 새 예능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편에 대해 "오류가 너무 많아 하나하나 언급하기 힘들 지경"이라며 지적했다.

20일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은 자신의 SNS에서 전날 방송된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편'에 대해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다"며 "지도도 다 틀렸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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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방송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이집트 고고학 전문가가 tvN의 새 예능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편에 대해 "오류가 너무 많아 하나하나 언급하기 힘들 지경"이라며 지적했다.

20일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은 자신의 SNS에서 전날 방송된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편'에 대해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다"며 "지도도 다 틀렸다"라고 비판했다.

[이미지출처 =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방송화면 캡처]

이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말이나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든가 하는 것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라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 말했다고 한 것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이다"라며 지적했다.

그러면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톨레마이오스 2세 때 세워졌다는 것이 정설이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파르나케스 2세가 이끌던 폰토스 왕국 군을 젤라 전투에서 제압한 뒤 로마로 귀국해 거행한 개선식에서 한 말"이라고 정정했다.

곽 소장은 "그 외에도 틀린 내용은 정말 많지만, 많은 숫자만큼 일이 많아질 텐데 그렇게 일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생략한다"라며 "저는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 말하는 것에 정말 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문제의식의 극치"라며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사실과 풍문을 분명히 구분해 언급해줘야 한다. 게다가 이거는 언급되는 사실관계 자체가 수시로 틀렸다"라며 비판했다.

또 "제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 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보지 마시라"라며 "이번 논란 속에서 소위 '설민석 류'라고 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조금 더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글을 마쳤다.

곽 소장은 SNS에서 자신을 한양대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와 더럼대에서 이집트학을 전공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한 종합일간지에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이라는 칼럼을 고정 게재하고 있고, 또 다른 언론사에서 진행한 '시민대학' 강좌에 강사로 참여했다.

이어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의 해당 방송편에 자문을 맡은 사실을 공개하며 "애초에 제작진 측에서 자문자로서 제 이름을 크레딧에 올려줄 수 없다고 해서 정말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끝까지 따져 결국 크레딧에 제 이름을 올려주기로 하기는 했다"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유명 한국사 강사인 설 씨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쉽고 재미있게 세계사를 풀어낸다는 콘셉트의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지난 12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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