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수무책 코로나에 사망자 169만..백신이 쏘아올린 '희망' [이슈로 본 세계 (1)]

김윤나영 기자 2020. 12. 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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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유행

[경향신문]

확진자 수 7600만명 넘어
1000만명 넘기까지 179일
2000만명까지는 단 43일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0일 7600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169만명이 넘는다. 중국이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지난해 12월31일 세계보건기구(WHO)에 최초 보고한 이후 바이러스는 1년 동안 전 세계를 휩쓸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냈고, 일상을 잃었으며,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백신이 개발되면서 희망이 생겼지만, 대유행이 끝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를 약 7670만명, 사망자를 약 169만명으로 집계했다. WHO가 지난 3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이래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더 빨라졌다. 전 세계 확진자가 지난 6월28일 1000만명을 넘기까지 179일이 걸렸는데, 2000만명이 되기까지는 43일이 걸렸다. 이후 1000만명씩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이 각각 38일, 31일, 21일, 17일, 16일로 줄었다.

중국에 이어 바이러스가 대확산한 유럽 의료시스템은 2월 말 붕괴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의 부유한 주 롬바르디아를 시작으로 3월 한 달간 이탈리아에서만 사망자가 1만명을 넘었다. 롬바르디아주에서는 병상과 의료진, 화장장이 부족해져 군용 트럭이 시신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모습도 보도됐다. AP통신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가장 부유한 지역의 의료시스템이 전염병의 무게로 무너질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에 대한 경고가 됐다”고 했다.

초기 대응에 따라 각국 희비가 엇갈렸다. 광범위한 진단과 추적, 격리 조치를 벌인 뉴질랜드는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하루 감염자 수를 25명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유럽도 3월17일 국경을 닫아걸었고, 마스크 의무화·영업금지·야간 통행금지 등 강력한 봉쇄로 초기 확산세를 잡았다. 그러나 7~8월 휴가철을 맞아 봉쇄를 풀었다가 9월부터 다시 감염자가 늘어났다. ‘겨울 코로나’ 유행으로 유럽의 누적 사망자는 50만명에 달한다.

마스크 착용 등 방역에 소극적이던 미국과 브라질은 누적 감염자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됐다. 미국은 누적 확진자 수(1808만명) 세계 1위이고 브라질(721만명)은 3위다. 미국 코로나19 사망자 수(32만명)는 제2차 세계대전 전사자 수(29만명)보다 많다. 누적 확진자 2위(1003만명)인 인도에서는 지난 7월 뭄바이 빈민가 주민 57%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는 조사가 나오면서 확진자 수가 감염자 수보다 과소 추계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최악의 경제침체’ 각국 타격
지난달 백신 극적 개발에도
부국들 선점에 갈 길 멀어

코로나19는 경제도 할퀴고 지나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기침체를 우려했고, 세계무역기구(WTO)는 10월 올해 세계 교역량이 지난해보다 9.2%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타격은 더 컸다. 하버드대학은 미국에서 연간 6만달러 이상을 버는 노동자들의 10월 고용률은 1월보다 1.2% 올랐지만, 같은 기간 2만7000달러 미만을 버는 노동자들의 고용률은 19% 떨어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코로나19 백신개발 소식이 발표되면서 “터널 끝에 빛이 있다”는 기대가 나왔다. 지난 2일 영국이 세계 최초로 미 제약사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했고, 8일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캐나다 등에서도 접종이 시작됐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17일 올해 과학계를 뒤흔든 최고의 연구성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꼽았다. 사이언스는 “정부와 산업계, 학계, 비영리기구들이 같은 감염병에 대항해 단기간에 그렇게 많은 돈과 힘과 지식을 모은 적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전 세계 인구 14%가 사는 12개 고소득 국가들이 전체 백신 분량의 53%를 선점한 것이 문제다. 나머지 국가들은 WHO가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를 위해 출범시킨 기구인 코백스(COVAX)에 의존해야 하지만, 184개국이 가입한 코백스가 확보한 백신 물량은 현재까지 7억회분(3억5000만명분)에 그친다. 옥스팸의 보건정책 전문가 안나 매리어트는 15일 AP통신에 “백신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할수록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은 더 길어질 뿐”이라고 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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