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끼 라면으로 때워요"..탈북학생에 더 가혹한 '원격 수업'

신지수 2020. 12. 20.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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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3차 유행으로 수도권의 모든 학교가 원격 수업으로 전환했죠.

탈북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도 상황은 마차가지인데, 학교의 돌봄을 받지 못해 탈북 학생들은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끼니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원격 수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요.

신지수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남산 자락의 3층 건물, 고등학교 학력이 인정되는 탈북민 대안학교, '여명학교'입니다.

학생들로 가득했을 교실이 코로나19로 텅 비었습니다.

대신 학생들은 집에서 원격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지 1년밖에 안 된 최 모 양, 수학 공식도 아직 낯설지만 물어볼 사람 한 명 없습니다.

혼자 머리를 싸매고 씨름할 뿐입니다.

["아, 이해가 안 돼..."]

컴퓨터로 하는 과제는 더 어렵습니다.

[최○○/여명학교 학생 : "수업에 접속하는 건 괜찮았는데 수행평가나 뭐 이런거 할 때 다 온라인으로 하잖아요. 그니까 이걸 어떻게 하지 그냥 당황하는 거예요."]

비슷한 시기 한국에 온 임가현 군은 컴퓨터로 캡처하는 방법을 몰라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공부합니다.

한국에 가족 한 명 없는 임 군은 끼니도 대충 때웁니다.

[임가현/여명학교 학생 : "진짜 배고파서 견디기 힘들다 할 때면 그냥 밥을 해먹고 하는데 제일 간단한 방법이 라면밖에 없잖아요."]

그나마 등교할 땐 학교 급식으로 세 끼 다 해결했지만 원격 수업을 하면서 그마저 힘들어진 겁니다.

교사들도 학생들 밥 걱정이 제일 큽니다.

["두 끼 먹은 사람 손 들어봐? 아무도 없어?"]

학생들 대부분이 한국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거나, 가족이 있어도 일하러 나가다 보니 집에선 늘 혼자입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도시락이라도 보내고 싶지만 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전체 운영비의 절반 정도를 정부에서 지원받고 나머지는 기부에 의존하는데 코로나19로 후원금마저 줄고 있습니다.

[조명숙/여명학교 교감 : "(하루에) 평균 한 5통 정도 (전화가) 오는 것 같아요. '내년부터는 후원이 어렵다' 이렇게 이야기 하시는데, 아이들은 계속 입학을 하는 거잖아요."]

올해 미납된 개인 후원금만 7천4백만 원, 후원 중단 문의도 100명 넘게 들어오면서 사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이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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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수 기자 (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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