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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해리스, '대북전단금지''5·18처벌법' 콕 집어 우려 표명

정효식 입력 2020. 12. 21. 05:01 수정 2020. 12. 2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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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강창일 주일대사 내정자 비공개 면담
"'중국에 대한 한국 입장 뭔가' 먼저 묻기도"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가 지난 2월 서울 미대사관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최근 강창일 주일대사 내정자를 비공개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의 일명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과 '5.18 왜곡처벌법'에 대해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들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와 강 내정자는 앞선 지난 18일 비공개 오찬을 했다. 청와대가 지난달 “경색된 한·일관계를 풀 적임자”라며 강 내정자를 차기 주일대사로 발표한 이후 미 대사관 측에서 먼저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 자리에서 해리스 대사가 먼저 대북전단금지법과 광주 관련법(5·18 역사왜곡처벌법) 이야기를 꺼내며 인권과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가 없겠는지 물었다”며 “관련 법들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고 전했다.

해리스 대사가 이 자리에서 대북전단금지법과 5.18 왜곡처벌법 등에 대해 노골적인 평가를 한 건 아니지만, 이를 콕 집어 거론했다는 것만으로 미국 내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해리스 대사의 질의에 강 내정자는 “미국에선 표현의 자유나 이런저런 지적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인권 문제는 한국적 상황이 있다”라며 "전단법의 경우 접경지역 주민의 생존권과 안전도 중요하다"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대북전단금지법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거나, 제3국을 거친 경우를 포함해 북한에 전단·물품 등을 살포하면 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3000만원 이하로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5·18 왜곡처벌법은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일본 한국대사로 내정된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김상선 기자

대북전단금지법과 5·18 왜곡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국내외에서는 한국 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조해온 조 바이든 신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 한·미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대북전단금지법과 관련해선 미국 의회 내에서 우려 표명이 잇따르고 있다. 미 의회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 제럴드 코널리 민주당 하원의원은 17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에게 법안 재검토를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이에 앞서 마이클 맥카울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와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의원 등이 우려를 표명했다.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위원장도 16일(현지시간) 영국 상·하원의 북한에 관한 초당적 모임(APPG NK) 주최 온라인 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공개 거론했다.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 제정이 미국의 조 바이든 새 행정부와 충돌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다.

한편, 해리스 대사는 강 내정자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관련해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를 묻기도 했다고 한다. 강 내정자가 먼저 한·미·일 삼각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이 한쪽 편을 들지 말고 가운데 서 달라고 하자 대뜸 해리스 대사가 한국의 대중국 입장을 물었다는 것이다.

이에 강 내정자는 "난 주일대사 내정자여서 중국에 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하자 해리스 대사는 "정치적 답변 아니냐"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해리스 대사는 최근 트위터에 “한국에서 유래된 김치”를 강조하며 직접 김치를 담그는 모습과 우동과 김치를 함께 먹는 모습을 잇달아 올리기도 했다. 중국이 김치 종주국을 주장하고 나선 데 대한 반박으로 읽혔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18일 트윗에 자신이 직접 담근 김치와 우동 사진을 올렸다. [트위터 캡처]


보도 내용과 관련해 해리스 대사는 “나는 일부 인사들과 달리 정부 관계자나 외교 사절 혹은 예비 사절과의 비공개 외교 논의에 관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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