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조원의 유혹..스키장 집단확진 악몽에도 유럽 갈렸다
강원도 평창에서도 잇달아 확진자
3월 오스트리아선 6000명 감염
겨울철 다가오며 재개장 두고 갈등
최근 강원도 평창에서 스키장발 ‘n차 감염’이 일어난 가운데 유럽에서도 스키장 개장 여부를 두고 유럽연합 회원국들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은 스키장 개장을 내년으로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등은 스키장 운영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에도 유럽 오스트리아 티롤주의 유명 스키 리조트에서만 관련 확진자가 6000여명이 나오며 스키장은 확산의 진앙지가 됐다. 이 때문에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연방 하원 연설에서 “스키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유럽의 모든 스키 리조트를 폐쇄하는 데 합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공통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EU에선 스키장 개장 여부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일 유럽에서 코로나19 신규 일일 확진자가 25만 명 이상 나오고 있지만, 스키장 폐쇄에 입장이 갈리는 이유는 유럽의 스키 산업 규모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의 스키장은 약 3800개에 달하며,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스키장에선 스키 시즌에만 280억 유로(약 37조 7200억원)의 수익이 창출된다.
결국 이처럼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유럽 각국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16일 전면 봉쇄에 들어간 독일은 스키장 개장을 내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21일부터 지역 간 이동을 강력하게 제한하는 이탈리아도 스키장을 폐쇄하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이번 달 들어 봉쇄를 완화하고 있는 프랑스는 스키장은 열지만, 스키 리프트는 금지하는 ‘반쪽 개장’을 허용했다. 감염 위험이 높은 리프트 사용을 금지하는 대신 슬로프 밑에서 할 수 있는 썰매나 스키 강습 등은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26일부터 3차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힌 오스트리아는 스키장은 예정대로 24일부터 개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호텔 등 숙박업소를 폐쇄하고 7일간 10만명당 감염사례가 100명이 넘는 국가에서 온 관광객에 대해선 자가격리를 의무화해 이용 고객을 사실상 지역 주민으로 한정했다.
스페인도 스키장을 개장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와 국경을 접한 카탈루냐 등에 위치한 일부 스키장은 지난 14일 영업을 시작했다. 이어 성탄절 이전 더 많은 스키장이 개장할 예정이라고 스키 전문매체 플래닛스키는 보도했다. 스페인 카탈루냐 스키장 협회인 ACEM은 이용객 수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입장권 판매를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는 등 감염 위험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닌 스위스는 방역 대책을 마련해 스키장을 정상 운영하고 있다. 리프트는 평상시의 3분의 2 수준으로 운영되며, 스키를 탈 때를 제외하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 1.5m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하며, 식당과 술집 등은 실내 영업이 불가능하다.
이처럼 스키장 영업이 일부 국가에서 다시 시작되자 주변국들은 지난 3월처럼 스키장발 ‘n차 감염’을 우려하고 나섰다. 프랑스는 ‘원정 스키 여행’을 막기 위해 국경에서 무작위 검문을 할 계획이다. 오스트리아와 독일도 스위스 스키장에 방문한 모든 입국객에서 자가격리를 의무화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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