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 'DDR5 시대' 원년..메모리 패권전쟁 더 치열해진다

이창환 2020. 12. 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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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삼성전자 내년 하반기 DDR5 D램 출시계획
SK하이닉스·마이크론과 경쟁 더 치열해질 전망
낸드 공정 개발 경쟁 치열해져, 176단에 승부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이기민 기자] 반도체시장의 슈퍼사이클이 예상보다 일찍 시작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반도체 회사들의 기술 패권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시장의 신기술 경쟁이 한층 격화된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반도체 회사들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신제품과 차세대 공정기술을 잇따라 공개하며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DDR5 D램 시대 온다, 시장 선점 경쟁 치열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램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께 DDR5 D램을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DDR5는 현재 범용으로 쓰이는 DDR4 D램보다 전송 속도와 용량이 월등히 빠른 차세대 제품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최대 6400Mbps(메가비트)로 DDR4의 3200Mbps에 비해 2배가량 빠르다.

소비 전력은 1.1V(볼트)로 1.2V인 DDR4보다 약 9% 적은 반면 최대 용량은 64Gb(기가비트)로 16Gb인 DDR4의 4배다. DDR5는 DDR4에 비해 단가가 높아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DDR4의 경우 전 단계 제품인 DDR3에 비해 판매단가가 1.5배 높았는데 DDR5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단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최근 반도체 가격이 장기간 상승하는 슈퍼사이클이 전망되면서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DDR5를 출시할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반도체는 시장 선점이 중요한 만큼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D램시장이 더 빠르게 좋아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DDR5 출시 및 양산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가 이미 DDR5를 시장에 출시한 것도 압박 요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6일 DDR5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말 16Gb DDR5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는데 인텔 등 고객사와 호환성 검증 등을 거친 뒤 글로벌 표준 규격을 적용해 이번에 시장에 내놓았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을 앞세워 차세대 반도체시장과 수요가 커지는 친환경 고성능 메모리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서버용 D램 부문에서 위상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DDR5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관련 시장도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시장에서 DDR5의 점유율이 내년부터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PC용 D램의 경우 올해 점유율이 1%가 채 되지 않지만 내년에는 DDR5 점유율이 최대 10%로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서버용 D램은 올해 4%에서 내년 15%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세대 공정 경쟁 치열한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의 또 다른 축인 낸드 경쟁 역시 D램 못지 않게 맹열하다. 낸드는 차세대 공정 경쟁과 인수합병(M&A) 등이 한창이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지난달 세계 최초로 176단 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새 176단 낸드 제품이 데이터를 읽고 쓰는 성능에서 35% 이상 향상됐고, 동급 최고 경쟁 제품보다 크기가 30%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낸드는 저장 단위인 셀을 수직으로 높이 쌓아 올릴 수록 저장 공간이 커지기 때문에 차세대 낸드일수록 고단화가 이뤄진다. 기업들은 현재 128단 수준인 낸드 적층 수준을 높이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마이크론에 이어 이달 초 176단 4D 낸드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3세대 4D 제품인 이번 176단 낸드가 이전 128단 제품보다 생산성을 35% 이상 향상해 원가 경쟁력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도 내년에 7세대 V낸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7세대 V낸드는 이론상 256단 적층까지 가능하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 전무는 최근 한 포럼에서 "차세대 V낸드에 더블 스택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며 "현재 6세대 V낸드는 '싱글 스택' 기술로 128단을 적층하는데, 더블 스택 기술을 적용할 경우 단순 계산해 256단 적층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M&A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SK하이닉스는 D램에 이어 낸드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한국 역사상 최대 M&A 금액인 10조3000억원에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 인수로 세계 낸드시장에서 점유율을 2위 수준인 23% 안팎으로 끌어올리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세계 낸드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3.8%로 1위, 키옥시아(옛 도시바)가 17.3%로 2위, 웨스턴디지털이 15%로 3위, 인텔은 11.5%로 4위, SK하이닉스가 11.4%로 5위였다.

낸드시장 규모는 D램에 비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전무는 "낸드 수요는 스마트폰 5G 전환과 서버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로 2024년까지 약 30~35% 규모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고, D램은 모바일과 서버를 중심으로 15~20%의 연평균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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