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숙박시설 이용객 50% 제한..예약률 90% 리조트 '패닉'

차민영 2020. 12. 2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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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월 3일까지 적용
크리스마스 바라보던 호텔도 매출 타격
F&B에 객실 예약부도 고객 '안내전화' 총동원
중고거래 커뮤니티, '리조트 이용권 팝니다' 게시글들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이승진 기자] 전국 5인 모임 제한에 숙박시설 객실 이용률을 50%로 제한하라는 정부 방침이 떨어지면서 호텔 및 리조트업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전일 5인 이상 예약 건에 대해 안내 전화를 돌리기 시작한 식음(F&B)부서에 이어 객실예약부 직원들은 취소 전화에 총동원될 전망이다. 중고거래 커뮤니티에도 "리조트 이용권인데 4인 이하로 이용하실 분들을 찾는다"는 거래 문의 글들이 올라왔다.

객실 50% 이내 제한…취소 기준 두고 호텔업계 '난감'

정부는 내년 1월 3일까지 여행·관광 및 지역간 이동을 줄이기 위해 전국 리조트, 호텔, 게스트하우스, 농·어촌 민박 등의 숙박시설에 대해 객실 50% 이내로 예약을 제한한다고 22일 발표했다. 객실 내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은 숙박할 수 없으며 숙박시설 내 행사·파티도 일체 금지된다.

호텔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 11월 23일 2단계 격상 이후 서울 주요 호텔들에서 객실 예약 취소 문의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조한 객실 판매를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 크리스마스 및 연말 연초 극성수기 대목이었다. 투숙객 감소로 식당 이용률 역시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A호텔 관계자는 "특별 프로모션 기간 90% 이상 예약이 완료된 상태로 5성급 인기 호텔들은 다 비슷할 것"이라며 "어떤 기준으로 손님들에게 취소 통보를 할 것인지 내부 비상 대책 회의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인기 관광지인 제주 역시 12월 들어 객실 취소 문의가 빗발쳤다. 제주신라호텔의 경우 11월 대비 12월 예약률이 20%가량 감소했다. 12월 제주도 방문객 자체가 11월 대비 반토막났기 때문이다. 실제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주말인 지난 19~20일 제주도 입도객은 총 3만3713명으로 지난달 21~22일(7만8188명) 대비 56.9% 감소했다. 제주도는 입도 관광객을 제한하고 코로나19 검사도 필수 조건으로 내걸었다.

특히 비상이 걸린 곳은 동시 투숙객 수가 비교적 많고 지방에 위치한 리조트 쪽이다. B기업의 경우 전국 리조트 객실 예약률이 12월 24~26일 평균 51%, 31일~1월2일 평균 75%에 달한다. C기업 역시 강원권 내 리조트 객실 예약률이 평균 90%가 넘었다. 연초 해돋이 명소로 꼽히는 정동진 등 강원도 내 예약률은 80~90% 수준으로 알려졌다. 중소형 펜션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호텔 F&B부서 비상…예약 취소할까 우려

전일 수도권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호텔업계는 이틀 연속 비상상황에 직면했다. 주요 호텔들의 식음(F&B)부서는 예약 손님이 5명 이상인 예약 건을 찾아 일일이 안내 전화를 돌리고 있다. 가족 모임과 조찬 모임, 송년회 등 연말 모임 예약에 맞춰 함께 늘렸던 식자재 주문도 골칫거리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따르면 5인 이상 예약 비중은 전체 10~15% 수준이다. 호텔에서 소규모 팀 회식을 할 수 있도록 최고급 스위트 객실을 개조한 한 호텔의 경우 5명 이하 손님으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프로모션을 잠정 중단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연말모임으로 인기가 많은 식당 중에는 5인 이상 고객 비중이 최대 30%에 달하는 곳도 있다"며 "11월보다 12월이 더 어려운 적은 올해가 처음으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배달 등 다양한 방법을 짜내고 있지만 막막한 상황"이라고 했다.

일부 호텔들이 배달 방식의 투고 서비스와 프리미엄 간편식(HMR) 출시를 통해 궁여지책을 마련했지만 고민은 많다. 롯데호텔은 차에서 픽업이 가능한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도시락 상품 판매를 최근 주간에서 심야까지 확대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의 경우 8월 선보인 짬뽕·짜장 밀키트 판매량이 이날 기준 14만개로 집계됐다. 글래드 호텔앤리조트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내 '글래드샵'을 열고 HMR 형식의 '글래드 연말 홈파티팩'을 판매하고 '투고' 메뉴를 서울 여의도, 마포, 제주에서 배달 앱을 통해 판매 중이다. 11번가, G마켓 등 e커머스 채널에서는 홈파티용 투고 서비스를 e쿠폰 형태로 판매 중이다.

일각에서는 특급 호텔로서의 정체성을 두고 고민도 많다. 신라호텔, 롯데호텔, 신세계조선호텔 등 주요 호텔들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에서 별을 받은 식당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B호텔 관계자는 "최고의 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해야 하는 사명감이 있는 만큼 식당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음식을 대접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내부적으로 존재한다"며 "매출 감소에 따른 타격은 고민이지만 변질 가능성 등 리스크도 크다"고 말했다.

손님들, 중고거래 "급매해요" 거래글들

어렵게 연말 숙박권을 구했던 손님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온라인 중고거래 커뮤니티에는 이날 오전 '리조트 숙박권 판매' 글들이 게시됐다.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인 2박3일 리조트 이용권을 양도할 사람들 찾는다는 내용이다. 정부의 5인 이상 집합 금지로 인해 4인까지만 숙박이 가능한 상품으로 급하게 양도인을 찾게 됐다. 스키장 이 불가능해지면서 곤지암, 용평 등에 위치한 관련 리조트 예약 건들이 주요 매물로 올라왔다. 여행/호텔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정부의 지침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유영(가명)씨는 "취소되면 항의하는 사람들이 꽤 나올 것 같다. 어떤 순서로 예약을 취소시킬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세민(가명)씨는 "연말 숙박 예약률이 100%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며 "모두 거리두기에 동참할 때"라고 강조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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