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무시했지만".. 외산 없이 못 돌던 '韓가스터빈'의 반란

김설아 기자 2020. 12. 2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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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가스터빈 육성 '골든타임' 잡아라②] 두산중공업은 어떻게 '5호'가 됐나

[편집자주]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은 석탄발전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한 브리지 전원이다.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LNG발전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지만 핵심부품인 가스터빈 시장을 외산 제품이 독차지하고 있어 국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국내 가스터빈시장의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는 한편 세계 5번째로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한 두산중공업의 개발 스토리를 살펴봤다.

# 320톤 무게의 거대한 로터 조립체. 부품 수만 4만여개. 척추 역할을 하는 로터에 달린 450개의 블레이드(날개). 블레이드 하나 가격이 중형 자동차 한 대 값과 맞먹는 엄청난 몸값. 자동차 10배 이상의 고출력 능력 보유. 주인공은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리는 발전용 가스터빈이다. 미국도 독일도 일본도 아닌 두산중공업이 만들었다.

# 기술보유국 모두가 등을 돌렸고 실패를 예견했던 일. 두산중공업은 1991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기술제휴로 가스터빈 부품을 만들어오다 2006년 핵심 부품 생산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그 무렵 일본 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MHPS)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핵심부품 일부를 맡기는 조건의 계약이었지만 2013년 두산중공업이 정부의 가스터빈 독자 개발 정책에 적극적이자 입장을 선회했다. 3년 뒤 미쓰비시는 아예 기술제휴를 끊었다. 2012년엔 이탈리아 가스터빈업체 안살도에 대한 인수에 나섰지만 국가 안보 산업이라는 이탈리아 정부 측 반대로 무산됐다. 그야말로 백지상태에서의 시작이었다.

두산중공업에서 개발한 가스터빈/사진=뉴스1 DB
6년이 걸렸다. 세계적인 원전 기술을 보유한 두산중공업이 가스터빈 원천 기술 개발에 성공하기까지다. 국내 21개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소 및 중소·중견기업도 함께 머리를 맞댔다. 정부는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을 위해 600억원을 투자했고 두산중공업도 자체적으로 1조원 규모의 돈을 썼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연소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LNG발전소의 핵심 부품이다. LNG발전은 석탄발전과 달리 황산화물과 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아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 중심에 서 있다. 몸값도 유지·보수 비용도 ‘조’ 소리 날 정도로 비싸지만 국내 기술론 만들 수 없어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 왔다.



차단막 가리고 작업… 외국 텃세도 뚫은 기술력


고난이도의 정밀한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스터빈은 최첨단 기계기술로 통칭되는 항공기 제트 엔진을 모태로 기술발전을 이뤄왔다. 원천 기술 보유국이 “2차 대전 당시 제트엔진을 만들어보지 않은 나라에서 가스터빈 개발은 힘들 것”이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업계에선 가스터빈 기술을 두고 ‘최고 난이도 기계기술의 복합체’라는 수식어를 쓴다. 가스터빈의 핵심기술은 1500도 이상 고온을 지속적으로 견뎌내는 초내열 합금 소재다. 여기에 ▲복잡한 형상의 고온용 부품을 만드는 정밀 주조 기술 ▲대량의 공기를 압축하는 축류형 압축기술 ▲배출가스를 최소화하는 연소기 기술 등 여러 고도 기술 간의 조화가 필요하다.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다. 미국 GE와 롤스로이스 등 제트기 엔진 3대 브랜드를 비롯해 일본 MHPS 독일 지멘스 등 발전용 가스터빈 전문회사뿐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이들 국가는 핵심적인 국가 전략 상품의 기술유출을 극도로 제한한다”며 “국내 발전소에서 가스터빈을 보수 작업하는 경우 국내 발전소 고객사마저 작업 상황을 볼 수 없도록 차단막을 치고 작업할 정도”라고 말했다.

척박한 시장 환경에서 기술 개발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두산중공업의 성과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노력도 많았다. 창원 본사는 물론 미국 플로리다와 스위스 바덴에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위한 별도 R&D센터를 설립했다. 창원 본사에 종합적인 성능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시험장도 준공했다.

그렇게 탄생한 결과물은 후발주자지만 결코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최종 조립을 내년 출하를 준비하는 두산중공업의 가스터빈은 H급(터빈 입구 온도 따라 D~H급) 270메가와트(㎿)의 대형급 모델로 경쟁사 제품과 마찬가지로 단순 효율 40%와 복합 효율 60%로 설계됐다. 이 모델에 적용한 일부 기술은 항공용 제트엔진 기술력을 넘어선다는 게 두산중공업 측 설명이다.

270㎿ 모델은 현재 서부발전 김포열병합발전소(500㎿) 실증을 앞두고 있고 202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다. 두산중공업은 이 모델과 별개로 H+급의 초대형 모델 ‘DGT6-300H S2’(380㎿)도 병행 개발하고 있다. 관련 특허출원도 활발하다. 2017년 MHPS와의 계약 종료를 전후로 3년간 384건의 특허를 출원하며 기술과 특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원천기술만큼이나 중요한 유지·보수 서비스 시장 역량도 확보했다. 2017년 인수한 미국 DTS는 가스터빈 핵심부품 공급과 포괄 정비가 가능해 일찌감치 중·장기 대비도 마쳤다는 평가다.



터빈 교체시기 도래… ‘탈일본’도 가속



업계에선 두산중공업의 원천기술 확보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우선 시기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터빈 149기는 주로 1980년~1990년대에 만들어졌다. 통상 LNG발전기 수명을 40년으로 계산하면 이제 곧 교체 시기가 도래한다는 뜻이다. 터빈 한 대당 500억원. 유지·보수와 부대 비용까지 고려하면 두산중공업의 터빈 개발로 약 10조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볼 수 있다.

‘탈일본’도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한국 에너지 공기업이 수입한 가스터빈 부품은 4700억원인데 이 중 절반이 넘는 2600억원이 일본 MHPS 제품이다. LNG발전소 특성상 한 회사의 터빈을 설치하면 계속 같은 제조사 부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 전문가들이 중장기적 측면에서라도 가스터빈 국산화를 외친 이유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보면 시장은 더 크다. 매년 40기가와트(GW)의 시장이 열리는데 이곳에서도 ‘후발주자’ 두산중공업의 강점이 상당하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스터빈은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소수 OEM사가 독점하는 구조라 후발주자에 대한 발전사의 수요가 높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현재 100조원 규모인 전세계 가스터빈 시장 규모는 2035년 2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벌이며 가스터빈을 2026년까지 연매출 3조원 이상의 수출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가스터빈 시장 목표 점유율은 7%로 잡았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국내 약 230개 이상의 국내 가스터빈 제작 협력 업체와 함께 연평균 3만명 이상의 고용효과를 내는 주요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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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설아 기자 sasa708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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