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단식 통했나? 여‧야 협상대 오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오준엽 2020. 12. 23.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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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의 '안전한 귀가'를 바라는 산업현장에서의 절규가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다뤄질 기회가 열릴 수도 있어 보인다.

그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형태로 국회에 전해진 현장의 절규는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의 단식을 포함한 강도 높은 투쟁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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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법사위 법안심사소위 단독개최 추진.. 野, "지연책임 야당에 덧씌우려는 전략" 맹폭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국회 본청 앞 농성장. 사진=오준엽 기자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노동자들의 ‘안전한 귀가’를 바라는 산업현장에서의 절규가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다뤄질 기회가 열릴 수도 있어 보인다.

그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형태로 국회에 전해진 현장의 절규는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의 단식을 포함한 강도 높은 투쟁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사안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의 정쟁으로 비화하며 논의테이블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선물처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가 법안의 첫 공식논의를 시작할 모양이다.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23일 “어떻게든 협의절차를 마쳐 내일(24일) 소위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계속 협의는 시도하되, 협의가 안 되면 일정을 잡아서라도 해야 한다”면서 “야당이 오늘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 그냥 바로 열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백해련 제1소위원장 또한 “22일 김도읍 간사에게 개최의사를 전했다”며 “논의를 하자는 자리이고 국민의힘 지도부도 반대하지 않는다니 참여할 것으로 믿는다. 그렇지만 야당이 불참해도 회의는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의시작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 소속 1소위 위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제1소위 개최를 일방적으로 통지했다”며 “민주당이 형식적인 심사를 거친 후 법체계에 맞지 않는 어떤 결론을 낼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법을 새롭게 제정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논의는커녕 법사위에 상정된 3개 법안이 통일되지도, 법률체계에 맞지도 않아 ‘졸속’‧‘날림’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 법제실에서 검토한 1안은 법률 체계에 문제가 있어 결재가 이뤄지지 않았고, 나머지 2개 안은 법제실의 입안결제조차 거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서 법안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국민의힘 소위 위원들은 “법안소위에서 어떤 법안을 논의하자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3개 법안 모두 상정한다는 것인지, 법제실 결제가 반려됐지만 그나마 입안은 된 1안을 논의하겠다는 것인지 알려주지도 않았다”며 “깜깜이 날치기 처리하려는 논의에 또 들러리 설 수는 없다”고 불참의사를 밝혔다.

심지어 민주당의 이 같은 행태가 야당과 국민을 갈라놓으려는 이간질이라고 주장하는 말도 나왔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중대재해법안을 3개나 제출하며 혼란을 가중해왔다”면서 “‘야당 반대’ 핑계가 지겹지도 않냐. 우리도 법제정을 반대하진 않는다. 민주당은 과잉입법 논란 등 여러 혼란을 부르는 3개 법안부터 속히 단일안으로 정리하라”고 말했다.

법사위 야당간사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백혜련 여당 간사로부터 소위개최 요청은 왔지만 이건 당 차원에서 논의가 선행돼야하는 문제다. 더구나 민주당도 속으로는 처리를 꺼리면서도 정의당 요구에 마지못해 처리하는 척하며 야당 핑계로 빠져나가려는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법안1소위가 개최되더라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연내처리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 또한 이를 인정하면서도 14일째인 단식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호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23일에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은 여전히 국민의 생명과 존엄에 대한 박약한 인식이 정치권 저변에 널려 있기 때문”이라며 “법안심사소위가 개최된다고는 하나 법제정에 대한 본회의 일정은 언급이 없다. 이는 끝내 단식을 하는 이들이 쓰러져 지치길 바라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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