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징계정지'에 조선일보 "文에 대한 법의 심판이다"

장슬기 기자 2020. 12. 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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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1면 톱기사 "법원이 대통령 결정 뒤집었다" 강조, 경향신문 "추미애 경질해야"…국민의힘 "크리스마스 선물"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법원이 또 윤석열 검찰총장을 살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는 24일 “대통령이 지난 16일 윤 총장에 대해 한 2개월의 정직 처분은 이 법원 징계처분 취소청구의 소 사건의 판결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윤 총장은 직무가 정지된 지 8일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지난 1일 직무배제 집행정지에 이어 법원이 또 윤 총장 손을 들어준 것이다. 징계취소를 두고 본안 소송에서 결론이 날 때까지 수개월이 걸릴 전망인데 윤 총장의 남은 임기가 7개월 남짓이라 이번 결정으로 임기를 안정적으로 채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자 조간들은 일제히 윤 총장의 판정승이라고 봤고 징계를 재가한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통령 임기 말 레임덕이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1면 톱기사 헤드라인이 비슷한 신문이 여럿 있었다.

경향신문 “법원, '문 대통령 재가' 윤석열 징계 뒤집었다”
동아일보 “尹복귀…文대통령의 징계, 법원이 뒤집었다”
세계일보 “윤석열 직무 복귀…대통령 결정 법원이 뒤집었다”
조선일보 “윤석열 복귀…대통령 결정을 법원이 뒤집었다”
중앙일보 “문 대통령의 윤석열 징계, 법원이 뒤집었다”
한겨레 “윤석열 또다시 총장 복귀…법원, 사실상 징계 취소”

윤 총장 징계를 강행한 추미애 법무부장관 경질 주장도 나왔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청와대는 윤 총장 징계는 문 대통령의 뜻이 아니라 추 장관이 청구한 징계를 재가한 것뿐이라고 주장해왔지만 궁극적 책임은 문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 책임을 분명히 한 뒤 “문 대통령은 무리한 징계를 밀어붙인 추 장관을 당장 경질해야 한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비판에 방점을 뒀다. 이 신문은 3면 “추미애 앞세워 윤석열 몰아내려다…레임덕 위기 몰린 文대통령”이란 기사에서 “여권에선 이번 법원 결정이 문 대통령의 인사권에 큰 타격을 줄 것이란 평가와 함께, 임기 말 레임덕 가속화로 이어져 정국 운영에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4면 기사에서 '레임덕'을 언급했다. 조선일보의 이날 사설 제목은 “윤 총장 복귀 판결은 文에 대한 법의 심판이다”였다.

▲ 25일 동아일보 4면 톱기사

청와대는 법원 결정이 나온 24일 늦은 시각, 입장 발표가 없다고 발표했다. 다수 신문에선 이를 법원 결정에 청와대가 충격을 받은 것으로 해석했다. 조선일보는 “윤 총장이 곧바로 직무에 복귀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에 따른 부담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해당 기사에서 검찰개혁의 취지가 퇴색했다고도 했다. 이 신문은 “'윤석열 찍어내기'로 변질돼버렸던 검찰개혁도 상당 부분 동력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문 대통령이 새해 벽두 출범을 강조하고 여당이 법까지 개정해가며 밀어붙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의미도 퇴색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고 했다.

▲ 25일 조선일보 1면 톱기사

법원 결정으로 언론에선 현 정부의 실책이 강조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여야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린 입장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윤 총장의 복귀를 “값진 크리스마스 선물”로 표현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24일 “올곧은 법원의 판단이 '검찰개혁'의 탈을 쓴 '검찰개악' 도발을 막아냈다”며 “우리가 온전히 법질서 안에 있다는 안도를 주는 성탄절 선물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 일동도 이날 브리핑에서 “크리스마스 전날 밤, 대한민국은 법치가 죽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값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고 했다.

정의당은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법원 결정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제기 등이 법원 판단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법원 결정이 나온만큼 그 결과를 존중하며 따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반면 여당은 판결에 대해 비판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행정부가 합법 절차에 따라 징계 결정한 엄중한 비위행위에 대해 이번에 내린 사법부의 판단은 그 심각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판결은 행정부의 안정성을 훼손하고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국론분열을 심화시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검찰개혁의 당위성도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우린 이번 판결 이전부터 추진해온 검찰개혁을 체계적으로 강력하게 계속 추진하고 공수처도 차질없이 출범시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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