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오름세 국민의힘..여권보다 먼저 '재보선 체제' 닻 올렸다

장나래 2020. 12. 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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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7 보궐선거]가장 큰 변수는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회의장 벽에 내년 4월 7일 재보궐선거 D-104일 알림판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4월7일 D-104’

성탄 전야인 24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실에는 내년 4·7 재보궐선거 알림판이 내걸렸다. 공천관리위원회도 같은 날 공식 출범을 알렸다. 국민의힘이 여권보다 한발 앞서 재보선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연말부터 일찌감치 선거필승 체제로 전환해 최근 상승세를 탄 지지율 흐름을 재보선까지 끌고 간다는 구상이다. ‘야권 단일 후보’가 되겠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움직임도 제1야당의 발걸음을 서두르게 만들고 있다.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는 30일 첫 회의를 열고 경선준비위원회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공천규칙과 향후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공관위 핵심 관계자는 2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14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가장 치열했던 것으로 보고 당 사무처에서 참고할 경선 사례를 정리하고 있다”며 “첫 회의에는 경준위 보고 사항을 듣고, 후보 접수 일정과 공천룰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변수는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다. 일단 국민의힘은 안 대표와는 별도로 당내 경선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에 “안 대표가 야권 단일화를 주장한 마당에 아주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는 우리 일정대로 갈 것”이라며 “‘야권 단일화’를 발제한 당사자가 직접 결자해지해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안 대표의 측근들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을 찾아 단일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그런 방식말고 안 대표가 직접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야당으로서 재보선의 주도권을 갖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리얼미터 누리집 갈무리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국민의힘에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전날 발표된 12월 4주차 리얼미터 주중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5%포인트)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주보다 2%포인트 오른 33.6%로, 더불어민주당(30.0%)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4주 연속 1위를 달리며 이번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국민의당은 6.1%에 그쳤다. 내년 보궐선거를 앞둔 서울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33.3%로 민주당(28.7%)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고, 부산·울산·경남에서도 국민의힘이 43.6%를 기록해 민주당(20.7%)을 크게 웃돌았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안 대표의 현재 지지율이 10%대에 그치고 있어, 2011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무소속 단일화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우리 당이 주도권을 가지고 한 달간 이어온 지지율 상승세를 재보선까지 이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 주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이혜훈·이종구·김선동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뿐만 아니라 잠재적 후보로 꼽히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 등도 에스엔에스(SNS) 활동 등을 왕성하게 이어가고 있다. 또 최근에는 ‘나는 임차인입니다’ 5분 발언으로 화제가 된 윤희숙 의원이 애초 참여하려던 공관위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서울시장 출마설이 재차 불거졌다. 최근 유튜브에 ‘시장이 만만해? 여당의 오만이 부른 부동산 참극’이라는 제목의 필리버스터 영상을 올리는 등 적극적 행보에 나서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윤 의원은 벌써부터 후원을 하겠다는 인사도 나타났을 만큼 출마를 위한 사전 준비를 어느 정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공관위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한 것은 무조건 출마 의사가 있는 것이다. 안 들어갈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재보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조직 정비와 인적 쇄신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전날 비대위는 민경욱 전 의원(인천 연수구을)과 김소연 변호사(대전 유성을)를 포함한 24곳의 당협위원장을 교체하기로 의결했다. 재보선이 열리는 서울의 경우 교체 권고를 받았던 원외 당협 11곳 모두 교체를 보류했고, 종로와 양천갑 등 6곳의 사고 당협은 조만간 자리를 채울 계획이다. 비대위 핵심 관계자는 “서울 11곳의 당협위원장 교체가 보류되면서 이들이 시장 선거를 위해 더욱 분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서울 지역 사고 당협 가운데 ‘종로’가 막판까지 정무적 고민이 남아있어 비워둘 가능성도 있지만 나머지 5곳은 최대한 빨리 새 당협위원장을 발표해 선거 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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