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때문에 '방문점검' 강요 당하는 가스 점검원들

박찬 입력 2020. 12. 25. 21:52 수정 2020. 12. 25.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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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19 확산 이후 서울시는 가스 점검원들의 가정 방문점검을 중단해달라고 가스공급 업체에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방문 점검을 강요받는 점검원들이 있다고 합니다. '실적 압박' 때문이라는데, 자세한 내용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천2백여 세대의 가스 점검을 담당하는 전 모 씨.

["안녕하세요. 가스 안전점검이요."]

오늘도 방문 점검에 나서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론 마음 한구석 불안감이 가시질 않습니다.

여러 집을 방문하다 보니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될까, 혹은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심지어 자가격리자가 있는 집을 방문한 적도 있습니다.

[전OO/가스 점검원 : "'자가격리합니다'라고 표현을 해주셔야지 저희가 아는 거죠. 그때는 저도 너무 당황스럽긴 한데 그렇다고 뛰쳐나갈 수도 없고 고객이 계시는데..."]

이 때문에 이달 초 수도권에 거리 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서울시는 방문 점검을 중단하라는 공문을 가스공급사들에 내려보냈습니다.

하지만 전 씨의 경우처럼 일부 공급사와 계약을 맺은 고객센터에서는 이 지침을 무시한 채 방문 점검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실적 때문입니다.

가스 공급사는 수십여 개의 고객센터와 각각 계약을 맺고 점검 업무를 맡깁니다.

그런데 방문 점검 실적을 따져 고객 센터에 성과급을 지급하고, 이듬해 계약에도 반영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부 고객센터에서는 서울시 공문에도 불구하고 방문 점검을 강요하고 있는 겁니다.

[주기숙/가스 점검원 : "실적 그 자체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저희가 무조건 점검 개수 올리는 데에만 지금 열중하고 있습니다."]

방문 점검에 내몰린 가스 점검원들은 현장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김윤숙/공공운수노조 서울도시가스 분회장 : "(방문 점검이) 멈추고 있는지를, 제대로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지를 공급사 그리고 서울시청 관계자들이 책임을 져야 되는 거죠."]

서울시는 방문 점검 중지 권고가 지켜지지 않는 부분과 관련해 현장 조사를 실시할지를 검토 중입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류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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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cold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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