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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용구 재수사, 함께 근무했던 검사들이 주도

이민석 기자 입력 2020. 12. 26. 12:37 수정 2020. 12. 26.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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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관과 법무부서 함께 일했던 3차장이 지휘
수사 주임 부장도 법무부 근무 8개월 겹쳐
"직전 부임지에서 함께 일했던 검사들 앉힌 것 '봐주기' 의도냐"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재수사에 들어간 가운데,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최근 해당 사건 지휘를 구자현 중앙지검 3차장에게 맡긴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구 차장은 이용구 차관이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일했을 당시 법무부에서 함께 근무하는 등 친분이 두터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당 사건의 주임 부장인 이동언 형사5부장, 이 사건 수사 및 지휘를 지시한 이 지검장도 이 차관이 법무부에서 근무할 당시 법무부에서 근무했었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선 “수사 대상인 이 차관과 근무 인연이 겹치는 인사들을 수사 및 지휘 라인에 앉힌 것은 ‘봐주기 수사’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2차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용구 재수사' 수사·지휘, 모두 근무 인연 있는 검사가 주도

앞서 대검은 지난 23일 이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다. 이 차관은 변호사로 재직하고 있던 지난달 6일 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행 사건이 서울 서초구에서 발생한 것을 감안해 관할 검찰청에 배당했다는 것이다. 이 지검장은 당일 오후 이 사건을 교통범죄전담인 형사5부에 배당했다.

형사 5부는 중앙지검 1차장 산하에 있어, 원래대로라면 김욱준 1차장이 사건 지휘를 해야 한다. 그러나 김욱준 1차장이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 정지’에 반기를 들고 이 지검장에게 동반 사퇴를 요구하면서 사의를 표해, 이 지검장은 공안 사건을 지휘하는 구자현 3차장에게 해당 사건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법조계에 따르면, 이용구 차관이 지난 2017~2019년까지 2년8개월간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일했을 당시 구 차장도 법무부 검찰개혁단장 및 대변인 등으로 함께 일하면서 근무 기간이 대부분 겹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 차장은 이 차관이 지난 4월 법무실장에서 물러나기 직전 법무부 간부들과 가진 술자리에 뒤늦게 합류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형이 정치하려고 국이형(조국 전 장관) 수사한 것 아니냐”며 ‘조국 일가 수사’를 강하게 비난했을 당시에도 함께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특히 (구 차장이) 검찰 개혁 관련 보직으로 일했을 때는 사실상 이 차관을 상관으로 모시면서 해당 현안을 추진했었다”며 “사실상 같은 ‘추 사단’ 검사가 전직 상관을 수사하게 된 셈”이라고 했다.

또 해당 사건 수사의 주임 부장인 이동언 형사5부장도 이 차관이 법무실장으로 있었을 당시 법무부 국제형사과장으로 일해 근무 기간이 8개월 겹친다. 구 차장에게 지휘를, 이 부장에게 수사를 맡긴 이성윤 지검장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있으면서 이 차관과 함께 일했었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선 “(김욱준 1차장 사의로) 지휘부 공백이 생긴만큼 누군가는 이 사건을 지휘해야겠지만, 직전 부임지에서 함께 일했던 검사들을 수사 및 지휘 라인에 잇따라 앉힌 것은 어떻게 봐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직접 수사할 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번 사건 재수사를 대검에서 지휘하게 될 이종근 형사부장은 ‘추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로, 법무부 박은정 감찰담당관의 남편이다. 앞서 지난 4일 이 차관은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와 관련해 텔레그램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눴는데, 대화 참여자 중 한명이 ‘이종근2′라 이 부장이 윤 총장 징계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이용구 수사 경찰 직무유기' 사건도 같은 수사·지휘 라인이 맡을까

한편, 한 시민단체가 이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해 서울 서초경찰서 수사팀 등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로 대검에 고발한 사건도 서울중앙지검에 이첩돼 있지만, 배당은 이뤄지지 않았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사건도 형사5부에 갈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 중앙지검이 옵티머스 수사 등에 대해 ‘뭉개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는 것처럼 이번에도 사건을 적당히 무마하려 한다는 비판을 또 다시 받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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