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헬기 '계기비행 훈련' 예산 또 삭감..안전 위험
[앵커]
소방헬기 조종사들은 야간이나 기상이변 등으로 시야가 가려질 경우 계기판만 보고도 대응 할 수 있도록 '계기 비행' 훈련을 반드시 받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소방엔 훈련 장비가 단 한 대도 없는데요.
비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필수 훈련이지만 훈련장비 도입 예산은 또 삭감됐습니다.
류란 기잡니다.
[리포트]
시커먼 연기를 뚫고 소방헬기가 소화액을 살포합니다.
캄캄한 밤, 해무를 뚫고 백령도의 응급환자를 이송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시야가 가려지면 순식간에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정환/서울119특수구조단 조종사/경력29년 : "고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앞차의 덮개가 내 차 전면 유리를 덮었다? 패닉에 빠지죠. 최소한 2배, 3배 이상 빠른 속도의 항공기 조종사도 동일하게 (항공기) 자세가 어떻게 돼 있는지 감지하기 어렵죠."]
이 때문에 소방헬기 조종사들은 비상시 계기판과 관제탑 지시에만 의지해 헬기를 통제할 수 있게끔, 6개월에 6시간 이상 '계기 훈련'을 받도록 돼 있습니다.
전국의 소방헬기 조종사는 모두 137명, 그러나 소방청에는 이 훈련 장비가 없습니다.
[소방청 항공 운영 관계자/음성변조 : "유사 기종으로 군부대 가서 하고요, 산림청 활용하고 이런 식으로 하고 있죠."]
다른 기관의 장비를 빌려 쓰다 보니, 조종사들이 훈련 시간을 채우기도 어렵습니다.
더구나 훈련받는 기종도 실제 모는 헬기 기종과 다릅니다.
[김민수/중앙119특수구조단 조종사/경력27년 : "(헬기는) 차하고 다르게 표준화 돼 있지 않습니다. 시동을 못 겁니다, 일단. 스위치라든가 시스템이 다 다르기 때문에, (훈련) 효과는 없는 거죠."]
소방헬기 사고의 60%가 조종사의 대응 미숙 때문이라고 소방청은 밝혔습니다.
그만큼 조종사들의 훈련이 시급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소방청의 모의비행장치 도입 비용은 내년 예산에 또 들지 못했습니다.
[김형동/국민의힘 의원 : "모의비행장치 1대가 없어서 아쉬운 상황입니다. 기재부가 이를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국회에서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그런 상황입니다."]
차선책으로 신청한 헬기 제조사에서 직접 실시하는 비상훈련 참가 예산도 '코로나 추경'을 이유로 삭감됐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촬영기자:안용습 임동수/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최창준
류란 기자 (nan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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