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휴업합니다' 외국인 확진자 쏟아진 천안 식료품점 일대 적막

김아영 기자 2020. 12. 2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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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외국인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천안 병천면의 한 외국인 식료품점 앞에는 집주인 차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식료품점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은 대부분 인근 하우스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그곳에 방문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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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음식점도 문 닫아 인적 드물어
23일 이후 나흘만에 관련 확진자 50명 발생
외국인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진 천안 병천면의 한 마트 문이 굳게 닫혀있다.© 뉴스1

(천안=뉴스1) 김아영 기자 = 26일 외국인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천안 병천면의 한 외국인 식료품점 앞에는 집주인 차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식료품점은 불이 꺼진 채 굳게 닫혀있었고, 외국어로 적힌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식료품점은 병천 순대거리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식당과 상점보다는 논과 밭이 전부였고, 바로 앞에 대로변이 있어 지나다니는 차만 있을 뿐 인적도 드물었다.

그나마 인근에 있는 1~2개 식당들 마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휴업한다'는 안내문을 남긴 채 문을 닫아 마을에는 적막감이 맴돌았다.

취재진이 방문했을 당시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외국인 2명이 마스크를 쓴 채 보건소 차에 오르고 있었다.

병천면 식료품점에 방문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외국인들이 방역당국 관계자들과 함께 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식료품점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은 대부분 인근 하우스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그곳에 방문한다고 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일을 하며 자주 나올 수 없으니 한 번 나오면 1주일 분량의 식품이나 물건들을 구매해서 가곤 하는데 하루에 20~30명은 다녀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어울려 지내고, 같은 곳을 방문하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확진자들이 대부분 태국인일 것"이라며 "병천 뿐만 아니라 천안 수신면, 충남 홍성, 전남 등으로 일이 있으면 가기도 하고, 그곳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이 식료품점에 방문하기도 해서 지역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큰일"이라고 우려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주민은 해당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한국인 부부가 참 좋은 사람들이라서 더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부부가 1층에서는 식료품점, 2층에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평소에는 식당을 운영을 하지 않다가 연말이고 하니 22일께 다같이 모여 식사를 한 것 같다"며 "이들 중에 확진자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수신면에서 일을 하는 태국인이 회사에서 감염되서 온 것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골에는 일 할 사람이 없어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며 "특히 80%는 불법체류자들인데 그 부부가 외국어에 능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도와주고 해결해줬다.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누구보다 필요한 사람이었는데 이렇게 되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천안 병천면 행정복지센터에 주민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있다.© 뉴스1

시는 전날 병천면 행정복지센터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동부 6개 읍면동 거주 주민 대상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임시선별진료소에는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외국인 노동자들 과 마을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까지 약 1000여명이 검사를 받았고, 현재까지 10명 확진자가 발생했다.

병천면 행정복지센터는 마을 방송을 통해 인근 동부 6개 읍면동 거주 주민 중 외국인과 접촉했거나 증상이 있을 경우 검사받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어제는 사람이 너무 많이 검사하는데 2시간도 넘게 걸렸다"며 "검사 결과는 개인에게만 통보되고, 검사를 받아도 출입국관리소에 통보되지 않으니 외국인 노동자와 접촉 주민들은 꼭 검사받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23일 태국 국적의 천안 528번이 확진 판정을 받자 그가 방문했던 식료품점 이용객을 전수검사한 결과 나흘만에 50명으로 늘었다. 관련 확진자는 천안 뿐만 아니라 인근 홍성, 충북 청주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도는 현재 외국인 근로자 대상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불법체류자의 경우 위치가 파악되지 않아 제대로 된 검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haena935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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