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안철수가 달라졌다?..분명해진 화법 '눈길'

이슬기 2020. 12.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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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정무적 판단 시원하게 밝힌 안철수
국민의힘 입당·통합경선 가능성에 불 지펴
安. 출마 후 첫 여론조사에서 野 지지율 1위
'安 러브콜' 계속되면 국민의힘도 부담 느낄 듯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내년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선명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야권 단일후보'를 자처하며 출마 의지를 밝힌 안 대표의 확고한 '러브콜'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응답하지 않을 수 없을 거라는 전망이다.


안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야권 단일 후보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는 단연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야권의 성공적인 후보 단일화 여부가 내년 선거 지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은 절대 안 나간다'던 안 대표가 출마를 결심한 계기와 더불어 단일화 방안에 시선이 쏠린 이유다.


안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지 이제 고작 1주일이 되었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3번째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그의 태도가 '비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 대표가 정무적으로 예민한 사안인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나 통합 경선 참여 여부에 대해 비교적 명확한 답변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지난 20일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 원천 부정하지 않으며 "정권 교체가 가장 중요한 목표다.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야권이 힘을 합해야 하고, 야권 단일후보로 맞서 싸워야만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 출마 후보들과 함께 경선을 치르는 통합 경선에 대해서도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며 "공정 경쟁만 할 수 있다면 어떤 방식이든 다 좋다"고 했다.


이어 지난 24일에도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하면 논의할 수 있지만 그게 과연 외연확장에 도움이 될 것인가, 그것만 갖고 판단하자는 것"이라고 재차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3석의 군소정당이긴 하지만, 한 정당의 대표이자 '대권'을 꿈꾸는 유력 정치인인 그의 이러한 태도는 다소 의외였다는 평가다. 과거 '간만 본다'고 해서 '간철수'라는 일각의 비난까지 받았던 그가 화법을 고쳐 국민의힘을 향해 사실상 '러브콜'을 보낸 것이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 선언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선을 그어왔다.


안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그렇게 복잡할 것 같지 않다. 다들 절박한 마음이고 저도 모든 것을 던질 각오가 돼 있다"며 "단일후보가 안 돼도 총대 메고 돕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안 대표의 출마 소식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아직 전향적 반응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러 후보 가운데 한 명일 뿐"이라고 했고, 정진석 국민의힘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단일화를 발제한 발제자가 방법론을 먼저 얘기해야 한다. 일의 순서라는 게 있다. 발제자가 제목만 얘기하고 부연 설명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에선 현재 출마를 선언한 인사 중 유력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라 계속해서 안 대표를 '냉대'할 수만은 없을 거라는 전망이다.


안 대표는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9~20일까지 조사해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17.4%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1위를 차지했다. 출마선언 후 첫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가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16.3%로 오차범위(±3.5%p) 내에서 안 대표를 바짝 추격했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이제 국민의힘이 응답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의힘에서 당선권에 있는 유력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지 않을 경우 이러한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가 지금까지는 국민의힘에 비교적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꽃가마를 타겠다는 태도를 버리고 대선 후보군 중에선 처음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안 대표가 계속해서 적극적으로 나온다면 지지자들의 마음도 움직일 것"이라며 "상황이 그렇게 되면 안 대표가 단일화 협상을 주도하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데일리안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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