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4억5000만명 대상 백신 접종 시작.."감동적인 하나된 순간"(종합)

양소리 2020. 12. 27.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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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상 "정상적인 삶 위한 시작점" 기대
프랑스·이탈리아 등 "의료진·노인 우선 배포"
백신 불신 높은 체코는 총리가 먼저 접종
[쾰른=AP/뉴시스] 27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의 한 병원에서 92세 노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옌스 슈판 독일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백신은 이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종식할 결정적인 열쇠다. 우리의 삶을 되찾을 열쇠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2020.12.27.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은 27일(현지시간) 일제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역내 인구 약 4억5000만명을 상대로 한 대규모 일반 접종 프로젝트다. EU 각국은 지난주 벨기에의 백신 제조 공장에서 만든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지난 25일 오후부터 26일 새벽까지 각각 배송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6일 백신 접종 개시를 알리며 "감동적인 하나된 순간"이라고 총평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어려운 한 해의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며 "코로나19 백신은 EU 모든 국가에 배송됐다. 내일 EU 전역에서 백신 이 배포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첫 번째 백신 배달 물량을 각국 1만 회분 이하로 제한했다. 백신 접종을 위한 의료진과 접종 센터 구축 상황과 유통 등을 고려해서다.

EU는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를 바이러스 취약계층, 노약자, 의료진 등으로 권고했다. 그러나 이는 권고사항일 뿐 구체적인 접종 우선 순위는 각 회원국이 결정한다.

독일은 EU의 공식 배포 전날인 26일부터 일반 접종을 시작했다. 옌스 슈판 독일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백신은 이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을 종식할 결정적인 열쇠다. 우리의 삶을 되찾을 열쇠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독일은 80세 이상의 노인과 요양원 보호사 등을 우선 접종자로 선정했다. 독일에서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북동부의 한 요양원 담당자는 "우리에겐 기다려야 할 하루의 시간이 너무 길었다"고 호소했다.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최초 접종자는 해당 요양원에 거주하는 101세 노인이다. 그는 "우리 요양원에 있는 59명 노인 중 40과 요양사 10명이 백신을 맞기로 했다"며 "맞지 않겠다고 결정한 이들의 염려도 이해된다"고 밝혔다.

헝가리 역시 26일 부다페스트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첫 접종을 실시했다. 헝가리 당국은 4875명에 접종이 가능한 9750회분의 백신이 26일 새벽 배송됐다고 밝혔다. 백신은 현재 부다페스트 등 4개 병원에 배포된 상황이다.

프랑스 보건 당국은 27일 오전 노인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최초 접종자는 파리 외곽의 한 요양원에 거주 중인 78세 여성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바이러스에 대항할 새로운 무기인 백신을 확보했다. 계속 싸우자"고 전했다.

[나폴리=AP/뉴시스] 27일(현지시간)이탈리아 나폴리의 병원에서 한 의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2020.12.27.


스페인 당국은 1차 확보 백신을 노인 요양원 중심으로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 접종은 에스파냐주(州) 과달라하라의 로스 올모스 양로원에서 시작됐다.

이탈리아는 수도 로마의 스팔란자니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와 의사 5명을 첫 접종자로 선정했다. 최초 접종자인 간호사 클라우디아 알리베르니니(29)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모든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 있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스팔란자니 병원은 유럽 코로나19 확산의 근원이 된 이탈리아에서 확진자 대응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의료원이다.

폴란드 역시 바르샤바 병원의 간호사와 의사에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백신을 접종하는 게 애국적 의무"라며 국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백신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완화하기 위해 유력 정치인들이 먼저 예방주사를 맞은 국가도 있다.

백신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불가리아는 보건장관이 가장 먼저 백신을 맞고, 이 장면을 생방송으로 보도했다. 수도 소피아의 한 병원에서 접종을 마친 코스타딘 안겔로프 보건장관은 "나는 과학자들이 자신의 일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곧 코로나19를 이기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70대 아버지를 걱정 없이 빨리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체코에서는 총리가 직접 나섰다.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는 프라하의 중앙군 병원에서 이날 새벽 백신을 맞았다. 그는 "어제 EU에서 백신이 도착했다. 이건 희망이다, 우리가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라하=AP/뉴시스] 안드레이 바비시 총리가 27일(현지시간) 프라하의 중앙군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그는 "어제 EU에서 백신이 도착했다. 이건 희망이다, 우리가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0.12.27.

EU에서는 지금까지 약 1600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와 33만6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곳곳에서 누락된 집계와 부족한 검사 역량을 고려해야 한다며 실질 확진자 수를 약 1.5배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1월6일께 미국 제약사 모더나 백신의 사용 승인을 내릴 계획이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이후 두 번째 사용 승인이다.

한편 영국 런던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코로나19 변이는 프랑스와 스페인 등에서 이미 번지고 있는 거으로 확인됐다. 감염력이 훨씬 강한 변이로 인해 EU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에도 영국발 여행객에 대한 새로운 이동제한 조치가 도입됐다.

바이오엔테크 측은 자사 백신이 코로나19 변이에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이를 확실히 하려면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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