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백화점 식품관, 사람들로 인산인해.."거리엔 배달 오토바이 굉음만"

2020. 12. 2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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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까지 700대 넘게 차량이 온 것 같아요. 낮에는 수십 미터 정도 차 들이 길게 이어졌다니까요."

배달대행업체 직원인 한모(32)씨는 "하루 10시간 정도 일하면, 30통 정도 주문을 받아 강남구와 서초구 인근에서 배달할 수 있다. 요즘은 회를 시키는 사람이 많고, 5만원 이상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집 안에서 여럿이 모여 식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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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이상 집합금지' 후 성탄 연휴
서울 강남·수원 번화가 가봤더니
백화점 식품층에는 사람 넘쳐.."100인 금지 필요"
번화가 업주, 5인 이상 손님 받으려고 '꼼수' 부려
"거리에는 사람 없고, 배달 오토바이 소리만 들려"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오늘 밤까지 700대 넘게 차량이 온 것 같아요. 낮에는 수십 미터 정도 차 들이 길게 이어졌다니까요.”

지난 23일 0시부터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진 후 맞이한 크리스마스 연휴 중 첫날이었던 25일 저녁. 서울 강남구 갤러리아백화점 앞 도로는 주차하려는 차량들로 흐름이 마비된 듯한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20대 주차 관리 요원 임모 씨는 “연휴를 맞아 오는 가족 단위 손님들의 발길이 멈출 줄 모른다”고 털어놨다.

▶“백화점 식품층은 100인 금지 조치라도 내려야 할 판”=성탄절 당일이었던 지난 25일 찾은 갤러리아백화점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특히 의류·화장품 판매층은 썰렁했지만, 유독 생필품을 사고 음식을 먹는 푸드코트가 있는 식품층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강남구 대치동에 사는 이모(36)씨는 “나도 여기 와서 깜짝 놀랐다. 100인 금지 조치라도 내려야 할 판 아니냐”며 멋적게 웃었다.

지난 25일 저녁 서울 강남구 갤러리아백화점(왼쪽)과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지하 식품층 모습. '5인 이상 집합금지'가 무색할 정도로 사람들이 인산인해였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서울 지역 백화점의 식품층만 인산인해가 아니었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26일 저녁 경기 수원시 AK플라자 수원점 식품층 역시 사람들이 넘쳐났다. 푸드코트 안에 있는 소규모 식당에는 사람들이 둘러앉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들 사이에는 투명 가림막이 설치 돼 2인 이상 함께 앉을 수 없었다. 그러나 주변에 수시로 사람들이 오가면서 반경 3m 공간 안에 8~9명이 함께 대화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 사람들 사이로, 물건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얘기를 나누면서 ‘5인 이상 집합금지’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지난 26일 경기 수원시의 AK플라자 수원점 지하 식품층 모습. 식품층에 있는 소규모 식당에서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 사람들 주변으로, 행인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 피한 ‘꼼수 영업’도 지속=대표적 번화가인 서울 지하철 강남역 인근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일대에서는 방역 허점으로 지목할 만한 꼼수 영업 행태도 목격됐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폐쇄적 룸 카페의 경우 “5인 이상 앉을 수 있는 방이 있냐”는 질문에 “5인 이상 앉으면 안 되는데, 정 사람들을 분리하기 어려우면 큰 방을 내주겠다”고 답하는 업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서울의 게스트하우스, 모텔 등에서는 방역 허점을 이용한 영업도 있었다. 마포구의 한 게스트하우스 업주는 “5명 이상이면 방 예약을 받을 수 없다”면서도 “2명과 3명으로 나눠 예약을 하면 그것은 우리가 막을 수 없다. 예약을 받아 주겠다”고 말했다. 방을 나눠서 예약을 한 뒤 한 방에 모여서 노는 것까지 막을 수 없다는 얘기였다.

수원시 수원역 인근의 노점상에서는 7~8명이 한데 어울려 떡볶이, 오뎅 등 분식을 먹는 모습이 목격됐다. 서로 다른 세 팀의 사람들이었지만, 직경 3~4m 남짓한 공간 안에서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리고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26일 저녁 경기 수원시 수원역 인근 노점상에서 7명가량이 모여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린 채, 대화하며 분식을 먹고 있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술집 거리는 한산…배달 오토바이 소리만 ‘요란’=연휴 기간 동안 길가에 있는 음식점들은 모두 한산한 모습이었다. 평소였으면 대규모 유동 인구에 발디딜 틈 없었을 강남역 식당가와 수원의 번화가 모두 사람들 발길이 뚝 끊겼다. 대신 1분에 5~6대 꼴로 배달 오토바이의 굉음이 요란하게 들렸다.

배달대행업체 직원인 한모(32)씨는 “하루 10시간 정도 일하면, 30통 정도 주문을 받아 강남구와 서초구 인근에서 배달할 수 있다. 요즘은 회를 시키는 사람이 많고, 5만원 이상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집 안에서 여럿이 모여 식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달대행업체에서 일하며 수원시 인계동 근처를 도는 김모(28)씨는 “4시간 동안 30통 정도 주문을 받고 바쁘게 돌아다녔다”고 했다.

역시 수원시 인계동에서 돈가스가게를 하는 임모(56)씨는 “‘5인이상 집합금지’ 조치에 손님들이 더 끊긴 것 같다”고 털어놨다.

크리스마스 당일이었던 지난 25일 저녁 강남역 인근. 고깃집들이 들어선 길목(왼쪽)이 예년 성탄절과 달리 조용하다.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배달 대행을 하면서 내는 굉음만 거리를 채우는 모습이 목격됐다. 김지헌 기자/raw@heraldcorp.com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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