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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용구 폭행' 블박 비었다던 경찰..전용뷰어 안깔았다

편광현 입력 2020. 12. 28. 15:14 수정 2020. 12. 2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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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달 6일 이용구 법무부 차관에게 폭행당한 택시기사의 블랙박스에 대한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전용 뷰어’가 없어서 블랙박스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앞서 경찰은 “택시기사 A씨가 ‘블랙박스가 찍혔으니 확인해보자’고 했지만, 파출소에서 SD카드를 컴퓨터에 넣어보니 파일이 하나도 없는 '0 기가바이트(GB)'로 표시됐다”고 설명했다.

변호사 시절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건이 경찰에서 내사 종결 처분 돼 논란을 빚고 있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경찰이 전용 뷰어 깔기만 했다면 확인 가능”

28일 경찰은 “당시 파출소에서 해당 블랙박스 전용 뷰어까지 설치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피해 택시기사 A씨의 택시에 부착돼있던 블랙박스는 폰터스사의 ‘리베로 플러스(16GB)’라는 제품이다. 차량의 전면과 후면을 녹화ㆍ녹음하는 2채널 기능이 있다. A씨가 사건 이후 찾아간 블랙박스 수리업체에 따르면 이 블랙박스는 전용 뷰어를 설치하지 않고 SD카드를 열었을 때 '0GB' 표시가 뜬다.

A씨를 직접 만났다는 수리업체 관계자는 “전용 뷰어만 깔았다면 경찰이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이지 않은 블랙박스이긴 하다”면서도 “다만 다운 받는 시간 외에 별도로 필요한 것은 없어 경찰이 다운 받지 않은 것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파출소에서 전용 뷰어 설치를 해보지 않고 ‘파일이 없다’고만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뒤늦게 뷰어 깔았지만

다만 이 업체도 A씨가 가져온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지 못했다. A씨가 폭행사건 이후에도 블랙박스를 켜둔 채 4시간 이상 택시를 운행하는 바람에 파일이 지워졌기 때문이다. 통상 16GB 용량의 블랙박스는 새로운 영상이 저장되면서 기존 영상이 지워지기 때문에 4시간 전 영상은 자동으로 삭제된다. 업체 측은 “블랙박스 자체 기기를 확인하니 이미 파일이 남아있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며 “A씨에게 다른 업체나 국과수에 가보시라고 안내했다”고 전했다.

택시기사 A씨가 사용한 블랙박스 기종. 이가람 기자


경찰은 사건 발생 3일 뒤인 지난달 9일 A씨를 불러 조사할 때는 전용 뷰어를 설치했다. 하지만 SD카드에 사건 당시 영상은 남아있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초동 조치를 한 파출소와 서초경찰서는 모두 사건 보고서에 “블랙박스에 저장된 영상이 없다”고 적었다. 이후 27일 경찰은 “파출소는 수사 부서가 아니다”며 “SD카드를 컴퓨터에 넣어 확인한 것도 지역 경찰 차원에서는 할 만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주 검찰 재수사 본격화
한편 경찰은 폭행 당시 아파트 경비실 앞 폐쇄회로(CC)TV도 “차량 내부 확인이 안 된다”는 이유로 확보해두지 않았다. 검찰은 “이 차관 사건을 재수사해달라"는 시민단체의 고발에 따라 이번 주 재수사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편광현·박현주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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